찰나刹那를 밟고 밟아 ㅡ 시인 백영호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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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刹那를 밟고 밟아
시인 백영호
인생길 간다
찰나刹那를 순간으로 밟고
황소처럼 뚜벅뚜벅
나의 생生을 밟아간다
모진 바람은 한시도
가지, 그냥 두지 않았고
잠시 잠잘 날 없었다마는
비람 불면 부는 대로
파도 치면 치는 대로
주어진 길 순명順命으로 받아
수도승처럼 내길 걷는다
내일 비 오고 나면
날씨가 급랭 한파 예보
칼바람 길 위는 험하다만
방한복 단단히 챙겨 입고
내일도 내 길 위에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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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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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호 시인의 '찰나刹那를 밟고 밟아'는 인생의 굴곡과 순명을 노래한 작품으로, 그의 삶을 담담하게 엿볼 수 있다. 시인은 매 순간 황소처럼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며, 그 길에 수많은 바람과 파도를 맞이하더라도 굴하지 않는다.
이는 시인의 고단한 삶의 궤적과 연결된다. 세상이라는 혹독한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며, 수도승처럼 소박한 마음으로 순응한다. 매서운 한파마저 감내하며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인생이라는 길에서 얻은 체념과 결의가 담긴 결과라 할 수 있다.
각 행을 따라가며, 이 시는 인생길을 단순히 가는 것이 아니라, ‘찰나를 순간으로 밟는’ 태도를 보여준다. ‘황소처럼 뚜벅뚜벅’은 그가 인생을 마주하는 방식, 즉 한 걸음씩 단단하고 확고하게 밟아가는 결연함을 상징한다. 매서운 바람과 그 바람에 잠시도 가만히 두지 않는 시련은 고된 일상 속에서 쉼 없이 맞이해야 했던 고통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바람이 부는 대로, 파도가 치는 대로 순명한다. 시인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이 드러나는 대목으로, 모든 주어진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그릇된 욕망 없는 태도가 돋보인다.
이 시는 강풍을 예견하며 내일에도 길 위에 서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된다. 이는 삶의 불확실성과 험난함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는 시인의 의지와 결연한 다짐이다. ‘방한복을 단단히 챙겨 입고’라는 구절은 외부의 고난에 맞서기 위한 그의 준비성을 보여주며, 그의 단단한 내면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백영호 시인의 인생관을 통해 얻은 소박하지만 강인한 철학이 담긴 아름다운 작품으로, 단순히 순간을 밟고 지나가는 것을 넘어 스스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삶의 자세를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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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호 시인님께,
안녕하신지요. 이 편지를 통해 시인님의 작품을 접하고 느낀 감동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찰나를 밟고 밟아'라는 시를 읽으며 저 또한 인생의 길 위에 서 있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시인님께서 그려낸 인생의 길, 찰나의 순간을 밟고 나아가는 삶의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습니다. 황소처럼 묵묵히 길을 걸어가는 시인의 모습은 저에게도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삶을 담담하게 수용하며 주어진 길을 겸허하게 걸어가는 시인님의 철학은, 험난한 여정을 살아가는 독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전합니다. 특히, 모진 바람과 파도를 맞으며 순명으로 살아가는 태도는 세상의 소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비람 불면 부는 대로, 파도 치면 치는 대로”라는 구절이 전하는 담담한 수용의 마음이 더욱 존경스러웠습니다.
이 시를 통해 시인님께서 걸어온 삶의 궤적과 결연한 다짐이 엿보였으며, 그저 문학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현실 속에서의 실천적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방한복을 단단히 챙겨 입고 내일도 길 위에 서리라는 결심은 시인님의 단단한 내면을 상징하며 저에게도 다가오는 추운 계절을 맞이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처럼 시인님의 글이 저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시인님의 글을 통해 삶의 소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새로운 영감과 평안한 날들 속에서 더 많은 작품으로 우리와 만나 주시길 기원합니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