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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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시인 한연희
머잖아 티끌 되어 사그라질망정
석양빛 머금고 휘어지면서
어둠과 맞선다
이리저리 휘는 수치에
밤새 갖춰 입은 서리 갑옷
한줄기 햇살에 방울방울 눈물이 고여
통곡하는 개울 물소리
마른 가지 곁, 움트는 가녀린 꿈
하늘 향해 팔 벌려 몸부림치는
자태가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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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한연희 시인의 시 갈대는 석양의 빛 속에서 삶의 순간을 존엄하게 마주하는 강인한 의지를 드러낸다. 시인은 인생의 고난과 고독 속에서도 빛을 머금고 어둠에 맞서는 갈대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한연희 시인의 삶은 자연과 교감하며 순간을 담아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으며, 이는 갈대의 유연함과 강인함에 깊이 연결된다. 작가에게 갈대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고요한 저항과 존엄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첫 행에서 "머잖아 티끌 되어 사그라질망정"은 인간의 유한한 존재와 시간의 흐름을 상징한다. 시인은 갈대가 결국 사라질 운명임을 인정하면서도, 생의 아름다움을 석양빛 속에 담고자 한다. 이 모습은 무언가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생의 경이로움과 닮아 있다.
"석양빛 머금고 휘어지면서"에서는 갈대가 저무는 햇빛을 품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그려낸다. 시인은 갈대의 휘어짐 속에서 유연함과 동시에 저항하는 힘을 본다. 여기서 어둠과 맞서려는 갈대는 삶의 고난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의 존엄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이리저리 휘는 수치에"라는 구절은 흔들리는 인생의 역경을 떠올리게 한다. 갈대가 바람에 휘어지듯이 인간도 시련 속에서 고뇌하고 아픔을 겪는다. 하지만 시인은 이러한 휘어짐을 삶의 굴곡이자 수치가 아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여정으로 본다.
"밤새 갖춰 입은 서리 갑옷"은 갈대가 밤새 견뎌온 고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줄기 햇살에 그 서리가 녹아 눈물이 된 모습은 상처받은 마음이 해소되는 순간의 통곡과도 같다. 이를 통해 시인은 인생의 슬픔과 고통이 결국 해소될 때의 감정적 해방을 갈대의 모습으로 상징화했다.
"마른 가지 곁, 움트는 가녀린 꿈"은 희망의 상징으로, 갈대의 옆에서 새로이 돋아나는 꿈의 여린 가지를 통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시인은 갈대가 결국 죽음을 맞이할지라도 그 곁에서 자라는 새로운 생명이 있음을 암시하며, 순환하는 자연의 질서를 경이롭게 받아들인다.
마지막으로 "하늘 향해 팔 벌려 몸부림치는 자태가 경이롭다"는 삶의 정수를 보여주는 구절이다. 갈대가 하늘을 향해 뻗는 모습은 고난을 넘어선 순수한 희망과 꿈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시인이 바라보는 생명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한연희 시인의 가치 철학을 함축한다.
이 시는 갈대의 모습을 통해 유한한 인간의 삶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존엄성을 경외감으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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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한연희 시인님께,
안녕하십니까? 시인님의 시 갈대를 읽으며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가 울림을 느낀 독자입니다. 이 편지를 통해, 시를 통해 전달받은 그 큰 감동과 경외심을 표현하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갈대 속 갈대의 모습에서, 저는 비록 작고 연약해 보일지라도 결코 쉽게 꺾이지 않는 강한 생명의 의지를 느꼈습니다. 석양빛을 머금고 휘어지면서도, 이리저리 휘는 모습 속에서조차 자신만의 자리를 지켜내는 갈대의 모습은 마치 우리 인간의 삶을 보는 듯했습니다. 쉽게 스러질 운명임을 알고서도, 그저 자연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빛을 발하는 갈대의 모습은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생의 아름다움에 대한 시인님의 깊은 사유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밤새 갖춰 입은 서리 갑옷"이라는 표현은 특히 저를 울컥하게 했습니다. 갈대가 밤새 서리 갑옷을 두르고 아침 햇살에 녹아내리는 그 순간, 마치 우리의 삶에서도 오랜 고난과 상처가 따스한 순간에 녹아내려 눈물이 되는 것을 보는 듯했습니다. 시인님의 시 속에서 갈대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우리 인간과 닮은 존재로,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닌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갈대의 슬픔과 강인함이 곧 저의 마음을 울렸고, 이를 통해 저는 제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의 마지막 구절, "하늘 향해 팔 벌려 몸부림치는 자태가 경이롭다"라는 대목에서 느껴지는 그 경이로움은 잊히지 않습니다. 삶의 어려움을 넘어서 하늘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꿈을 향해 몸부림치는 갈대의 모습이, 그저 생존만을 위해 살아가는 저에게 잊지 못할 교훈을 주었습니다. 비록 매 순간이 쉽지 않더라도, 하늘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드러내고,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삶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인님께서는 갈대를 통해 자연과 생명의 순환을, 그리고 인간 삶의 덧없음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셨습니다.
제게 있어서 갈대는 시인의 깊은 철학과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시인님의 글이 많은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큰 깨달음을 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언제나 평안과 건강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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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한연희 시인님께,
안녕하십니까? 시인님의 시 갈대를 읽고 그동안 제가 갈대에 대해 가져왔던 생각들이 다시금 떠올라,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갈대를 가늘고 약한 것이 아니라 유연하고 탄력적인 존재로 보아왔습니다. 흔히 갈대는 연약함과 무력함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강함이라기보다는 유연함으로 그 고유의 힘을 지닌 존재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거센 바람에 쉽게 휘어지지만 부러지지 않고, 다시금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갈대의 모습은 제게 깊은 인상을 주곤 했습니다.
시인님의 갈대를 읽으면서 저는 이 유연한 존재가 시인님의 시 속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머잖아 티끌 되어 사그라질망정"이라는 구절은 갈대가 결국 티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유한한 운명을 가진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양빛을 머금고 휘어지면서 어둠과 맞서는 갈대의 모습에서 저는 진정한 강함을 보았습니다. 이는 저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었고, 갈대가 단지 약한 존재가 아니라 삶을 꿋꿋이 살아내는 유연함을 가진 존재임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밤새 갖춰 입은 서리 갑옷"이라는 표현은 갈대가 겪는 고난과 인내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갈대가 한줄기 햇살에 녹아내리면서 통곡하는 모습은 저마다의 삶 속에서 겪는 고통과 슬픔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 속에서도 갈대는 다시 일어섭니다. 이는 갈대가 단지 휘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고난 속에서 꿋꿋이 버티며 자기 자리를 지켜내는 탄력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비록 쉽게 흔들리고 휘어지는 갈대이지만, 그 자리에서 꺾이지 않고 유연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저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의 마지막 구절, "하늘 향해 팔 벌려 몸부림치는 자태가 경이롭다"는 갈대가 단순히 생존을 위해 휘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꿈꾸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자 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이는 제게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유연하게 살아가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갈대의 지혜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습니다.
갈대를 통해 시인님께서 보여주신 자연과 삶의 통찰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강하지 않지만 탄력과 유연함으로 고난을 이겨내는 갈대의 모습을 통해, 저 역시 삶의 시련을 마주할 때마다 강해지기보다는 유연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귀한 시를 통해 깊은 통찰과 위로를 전해주신 시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시인님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평안과 건강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