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7. 2023
우리는 때때로 주변에 있는 것들을 관찰하며 인생에 대한 깊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자연의 속에서, 칡이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은 인간관계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봄이 도래하면, 칡의 어린 줄기는 힘차게 땅을 헤치고 나와 소나무에 기대어 성장하기 시작한다. 이때의 소나무는 칡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며, 함께 성장하길 기뻐한다. 그들의 관계는 조화로움과 상생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칡은 점차 소나무의 가슴을 옥죈다. 기존의 조화로운 관계는 점차 한쪽이 다른 쪽을 억제하는 구속의 관계로 바뀌게 된다. 소나무가 처음에는 칡이 고마웠지만, 이제는 그 존재가 무거운 부담이 되어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 인간의 관계에도 크게 비유할 수 있다. 우리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호의적으로 다가가고, 그들이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기쁘게 환영한다. 그러나 관계가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때로는 그 관계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마치 칡이 소나무를 옥죄는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과도하게 의지하거나 의존하게 되면 그 결과는 종종 불편함과 압박감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생각하면, 관계 속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친밀함과 독립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공간적인 거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정신적 거리를 의미한다. 서로에게 필요한 공간을 주고받음으로써, 우리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칡과 소나무의 관계를 보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리의 관계는 강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존재가 상호작용을 통해 공존하고, 그 과정에서 거리와 가까움, 독립과 의존, 자유와 구속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관계의 모습이다.
결국, 삶이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 칡과 소나무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