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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호 시인의 '고요한 고요'를 청람 평하다

김왕식









고요한 고요



시인 산양 백영호





고요에로 들어
고요를 본다 만진다 탐한다
새벽녘 고요는 고요하다

순간이 순간을 캐는 찰나
고요에서 생각 바구니 하나
허공에 매달았다

빈 바구니 가치는 챼움이지
채운다는 것은
가치롭다
보람이다
즐길 낙樂이다

분분分分이 초초秒秒를 다스리며
바구니 가득가득
순정을 채운다
순백의 미 채운다
순결한 정신 채운다,

한참을 가다가 뒤돌아 본다
아직도 그대로
고요는 고요를 살라 먹고 있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백영호 시인은 자연의 미묘한 고요와 순간의 의미를 탐구하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작가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자연을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삶의 철학과 순수한 정신의 가치를 드러내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그는 고요 속에서 진정한 본질을 발견하며, 그 안에 내재된 시간의 흐름과 순수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이 시는 '고요'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시인의 철학적 관점을 담아내고 있다.

'고요에로 들어
고요를 본다 만진다 탐한다'

이는 시인의 태도를 보여준다. 고요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시인은 단순히 감각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고요의 본질을 깊이 체득하려 한다. 이는 시인이 고요를 단순한 상태가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표현한다.

'순간이 순간을 캐는 찰나刹那'

이 구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고요의 가치와 그 찰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시인은 순간을 통해 고요의 정수를 깨달으며, 그 안에 내재된 깊이를 탐색하고자 한다. 이 구절은 시인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고요 속에서 발견하고, 그 가치를 인식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생각 바구니 하나 허공에 매달았다'

이 구절은 고요 속에서 발견한 생각의 무게와 그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바구니가 비어 있다는 것은, 고요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채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시인이 고요 속에서 발견하는 자아의 성찰과 가치의 빈 공간을 나타낸다.

'분분이 초초를 다스리며
바구니 가득가득'

이어지는 이 구절은 시간의 조각들을 하나씩 채워가는 모습을 통해 고요 속에서 삶의 가치와 순수함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상징한다.
이 과정에서 채우는 '순정', '순백의 미', '순결한 정신'은 시인이 고요 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절을 통해 시인은 삶의 진실된 가치와 순수함을 지향하며,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자신을 완성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직도 그대로
고요는 고요를 살라 먹고 있었다'

이 마지막 구절은 고요의 영속성과 본질을 강조한다. 고요는 변함없이 존재하며, 시인은 그 고요를 통해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깨달음을 얻고 있음을 표현한다.
이는 시인이 추구하는 자연과 삶의 조화로운 모습이며, 고요의 본질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고 채워가는 삶의 의미를 보여준다.

백영호 시인의 시 '고요한 고요'는 순간의 미학을 고요 속에서 탐구하며, 백영호 시인만의 순수와 자연의 가치를 담아낸 수작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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