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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05. 2024

빛으로 그려낸 인연의 사색 ㅡ 이영희 화백

김왕식









                   빛으로 그려낸 인연의 사색




                                        문학평론가 김왕식






이영희 화백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다. 그녀의 그림 속에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따뜻한 철학이 담겨 있다. 이번 작품에서 화백은 제주 차귀도의 무인도를 배경으로 하여, 사색과 명상의 순간을 포착한다. 작품은 오렌지와 바이올렛의 부드러운 빛을 통해 마음의 휴식과 평안을 선사하며, 관람객으로 자신만의 추억과 인연을 되새기게 한다.

이영희 화백은 개인전이 열릴 때마다 주요 컬러의 콘셉트를 정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과거 그녀는 일출과 일몰의 따스한 오렌지빛을 통해 태양의 생명력과 따뜻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15회전에서는 새로운 방향으로, 자신만의 쉼을 상징하는 바이올렛을 선택했다. 이는 먼 세계 오로라가 펼쳐지는 하늘, 그리고 그곳에 빛나는 별자리를 연상시키며, 관람객에게 더욱 깊은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 바이올렛의 색감은 차분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올해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 핵심이 되었다.

화폭에 펼쳐진 장엄한 일출은 자연의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태양은 천천히 수평선 위로 떠오르며, 오렌지빛이 바다를 물들인다. 이는 단순히 빛의 묘사가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차귀도를 둘러싼 전설—헤어진 인연이 다시 만나게 되는 장소라는 이야기—은 작품의 서정적 깊이를 더한다. 관람객은 그림을 통해 자신이 놓친 인연, 혹은 다시 만나고픈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다.

이영희 화백의 채색 기법은 단연 돋보인다. 그녀는 단순히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 빛과 색이 어우러지며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창조한다. 특히 올해의 바이올렛 컬러는 단순히 차분함을 넘어, 광활한 우주와 영적인 연결감을 전달한다. 오렌지와 바이올렛의 색채 조합은 대조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따뜻함과 차분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오렌지빛은 태양의 열기를, 바이올렛은 차분한 명상의 순간을 표현하며, 보는 이로 감정의 균형을 찾게 만든다. 이러한 참신한 채색 기법은 이영희 화백이 자연과 삶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을 보여준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안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다. 삶의 노정에서 우리는 많은 인연을 만나고 또 떠나보낸다. 그러나 화백은 이 그림을 통해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따뜻한 믿음을 전한다. 차귀도라는 상징적 공간은 잃어버린 인연을 기다리는 장소로, 관람객에게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며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결국 이영희 화백의 작품은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의 그림은 마음속 깊은 곳에 스며들어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준다. 바이올렛이라는 올해의 컬러는 그녀의 철학과 미학이 집약된 표현이다. 이 그림을 관람한 이들은 단순히 아름다움에서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될 것이다.





제주 차귀도의 일출을 보고 온 관람객의 마음을 담아 화백에게 보내온 글






이영희 화백님께,

지난 제주 여행에서 차귀도의 일출을 직접 눈으로 보며 느꼈던 감동이, 화백님의 작품을 통해 다시 살아났습니다. 화폭에 펼쳐진 차귀도의 풍경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과 삶의 깊이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본 일출은 찬란한 오렌지빛으로 물든 바다와 하늘의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화백님의 작품에서는 그 경이로움을 넘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평안과 철학적 사색이 느껴졌습니다.


차귀도의 전설과 어우러진 화백님의 작품은 단순히 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중한 인연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헤어진 인연이 다시 만나는 장소라는 이야기가 작품 속 오렌지빛과 바이올렛의 조화와 어우러지며, 잃어버린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또 희망을 품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특히 화백님이 선택하신 바이올렛 컬러는 단순히 차분함을 넘어 우주의 신비로움과 영적인 연결을 느끼게 했습니다. 작품 속 바이올렛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오렌지빛은 새로움과 따스함을 전하며, 마치 감정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듯했습니다. 제가 본 차귀도의 일출은 말 그대로 '아름다움'이었지만, 화백님의 작품은 그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사색'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했습니다.


이렇게까지 한 장면에 담긴 감정과 철학을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백님께 깊은 존경과 놀라움을 느낍니다. 직접 본 풍경을 이렇게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화백님의 능력은, 단순히 그림의 영역을 넘어서는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제 자신의 소중한 추억과 인연을 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2024년이 가기 전, 꼭 차귀도를 다시 찾아

이 화백님께서 표현하신 차귀도의 모습을 다시 가슴에 담아 올 계획입니다.


이 작품을 그려주신 화백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자연과 삶의 경이로움을 담은 멋진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시길 기원합니다.




2024 12  4




산수 화랑에서 화백님의 작품을 관람한

독자 드림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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