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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잡는 삶

김왕식







중심 잡는 삶





삶은 흔들림으로 가득하다. 바람에 휘어지는 나무처럼, 물결에 밀려나는 배처럼 우리는 언제나 움직임 속에 있다. 그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는 삶은 마치 깊은 뿌리를 내린 나무와 같다. 땅속 깊이 스며든 뿌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존재는 나무가 쓰러지지 않게 붙들어 준다. 중심을 잡는 삶이란 바로 그 뿌리를 세우는 과정이다.

흔들리지 않는 중심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단단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믿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맺은 약속일 수도 있으며, 혹은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믿음이 우리를 무너뜨리지 않고, 오히려 일으켜 세운다는 것이다. 믿음이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기 쉽지만, 안에서부터 타오르는 불씨를 품고 있다면 꺼지지 않는다.

중심을 잡는 삶은 또한 조화로운 균형을 의미한다. 너무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으며,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상태. 지나치게 욕망에 끌리거나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 그것은 마치 팽이처럼 회전하며 중심을 유지하는 힘이다. 팽이가 멈추지 않고 돌기 위해서는 적당한 속도와 에너지가 필요하듯, 우리 삶에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삶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때로는 폭풍처럼 밀려오는 고난에 우리는 휘청거린다. 그럴 때마다 중심을 다시 찾으려면 멈추어 서야 한다. 걷기만 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마치 배를 고요한 항구에 정박시키듯, 우리는 흔들림 속에서 잠시 쉼을 찾아야 한다.

중심을 잡는 삶은 완전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완전함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이다. 흔들리는 바람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서 있는 나무처럼, 우리는 살아간다. 중심은 결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쉽게 쓰러질 것이다. 중심을 잃지 않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로 향하는 길이 아닐까.

삶의 중심을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다. 흔들려도 괜찮다. 다만 다시 중심으로 돌아올 힘을 길러야 한다. 흔들림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내면에 이미 단단한 뿌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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