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에 구두, 반바지에 정장재킷, 나의 미래 패션
비키니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4. 2023
서울은
지금
비키니 패션쇼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아니
전국이
동시에
열렸다.
여자는
더 이상 가볍게 입을 수 없다.
신사의 복장은
더 가관이다.
맨발에 구두를 신고
반바지에 정장재킷을 입었다.
이는
이태리 패션쇼에서나 봄직한 패션이다.
덥기는
지독히
더운 모양이다.
온 세상이 이글이글 타고 있다.
마치
대형화재가 난 후
어설프게
진화된
그
모습 같다.
ㅡ
지금
서울은 34도에 이른다.
이
더위는
단순한 기온의 문제가 아니다.
거리마다
패션의 무대가 펼쳐져 있다.
여자들의 복장은
더 이상
벗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맨발 구두에
반바지 입고,
정장재킷을 걸쳤다.
신사들의 발악이다.
이탈리아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것 같지만,
서울에서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지하철에서
마주한 젊은 남녀의 복장은 내 눈을 괴롭힌다.
그들의
자유로움과 독창성,
창의적 복장은
나를 겸허하게 만든다.
나는 시종 고개를 숙이고
눈을 밑으로 깔아야만 한다.
겸허해진다.
평범한 내 옷차림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서울은 패션의 무대이다.
각기 다른 삶과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 교차하는 곳.
그들의
옷차림에서는
개성과 자신의 취향,
때로는
그들의 삶까지 엿볼 수 있다.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하는
이 패션쇼는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서울의 모습에 눈을 내리깔고,
마음은 더욱 겸손해진다.
내가 어떻게 보이든,
나는
이 도시의 한 조각일 뿐.
서울의 무대에서
나만의 패션을 찾는다.
지금
이 순간,
나도
서울의 런웨이 위의
한 명의 모델이 되는 것이다.
ㅡ
당장
서울 사람이 되려면
버려야겠다
양말을,
찢어야겠다
청
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