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에 구두, 반바지에 정장재킷, 나의 미래 패션

비키니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서울은

지금

비키니 패션쇼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아니

전국이

동시에

열렸다.


여자는

더 이상 가볍게 입을 수 없다.


신사의 복장은

더 가관이다.

맨발에 구두를 신고

반바지에 정장재킷을 입었다.


이는

이태리 패션쇼에서나 봄직한 패션이다.


덥기는

지독히

더운 모양이다.


온 세상이 이글이글 타고 있다.


마치

대형화재가 난 후

어설프게

진화된

모습 같다.







지금

서울은 34도에 이른다.


더위는

단순한 기온의 문제가 아니다.


거리마다

패션의 무대가 펼쳐져 있다.

여자들의 복장은

더 이상

벗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맨발 구두에

반바지 입고,

정장재킷을 걸쳤다.


신사들의 발악이다.


이탈리아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것 같지만,

서울에서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지하철에서

마주한 젊은 남녀의 복장은 내 눈을 괴롭힌다.

그들의

자유로움과 독창성,

창의적 복장은

나를 겸허하게 만든다.


나는 시종 고개를 숙이고

눈을 밑으로 깔아야만 한다.


겸허해진다.


평범한 내 옷차림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서울은 패션의 무대이다.

각기 다른 삶과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 교차하는 곳.


그들의

옷차림에서는

개성과 자신의 취향,


때로는

그들의 삶까지 엿볼 수 있다.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하는

패션쇼는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서울의 모습에 눈을 내리깔고,

마음은 더욱 겸손해진다.


내가 어떻게 보이든,

나는

이 도시의 한 조각일 뿐.

서울의 무대에서

나만의 패션을 찾는다.


지금

이 순간,

나도

서울의 런웨이 위의

한 명의 모델이 되는 것이다.



당장

서울 사람이 되려면


버려야겠다

양말을,


찢어야겠다

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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