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떠오른 영혼 불멸에 대한 고찰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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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떠오른 영혼 불멸에 대한 고찰
닷새 사이에 두 분의 어른이 세상을 떠났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시간은 어쩌면 가장 고요하고도 혼란스러운 순간일 것이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남은 자들은 황망하고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무력감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죽음 뒤에 무엇이 있을까?" 이 글을 읽으며 저자의 기도와 함께 ‘영혼 불멸설’이 다시금 떠올랐다.
죽음은 언제나 깊은 상실감과 슬픔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인간이 '영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존재를 상상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이가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사실은 너무도 고통스럽기에, 그들이 다른 곳에서 평안히 쉬고 있다는 믿음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한다.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행위 자체가 바로 그 믿음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다.
영혼 불멸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종교와 철학의 중심 주제였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이 육체와 별개로 존재하며, 죽음 이후에도 불멸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는 천국과 영생을 이야기하며, 불교는 윤회를 통해 생명의 연속성을 설명한다. 이러한 사상들은 죽음이라는 불가항력적인 현실 앞에 선 인간이 마음의 위안을 찾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영혼이 불멸한다고 믿는 것은 사랑하는 이들과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는 희망을 품는 일이다.
영혼 불멸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죽음을 넘어선 세계를 상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삶을 더욱 경건하고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우리가 언젠가는 떠날 존재라면,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하고, 더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죽음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면, 우리의 삶 또한 죽음 이후를 향한 준비의 과정일 것이다.
두 분의 어른이 세상을 떠난 후,
그들의 영면을 기도하며 다시 영혼의 불멸에 대해 생각한다. 이 순간의 기도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이어지는 연결을 향한 믿음이다. 어쩌면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시간의 문일지도 모른다.
살아남은 우리는 기도한다. 좋은 곳에서 그들이 편안하기를,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이러한 믿음이야말로 죽음조차 넘어서게 하는 인간의 위대한 사랑과 희망일 것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