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19. 2024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의 한계와 예술적 상상'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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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언어의 한계와 예술적 상상'
독일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의 한계는 언어의 한계”라고 말했다. 이 말은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세계가 결국 언어로 정의된다는 의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이해하거나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물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없다면,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전달하기 힘들다. 비트겐슈타인의 이 주장은 인간의 사고와 언어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언어의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서 우리의 상상력까지 제한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상상력은 언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중요한 힘이다. 상상은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느끼게 하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게 만든다.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할 수 있다. 바로 “아름다움의 한계는 인간의 상상의 한계”라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주관적인 경험이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마음속에서 상상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예를 들어, 하늘의 노을을 볼 때, 그것을 단순히 색깔의 조합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감동이나 추억, 심지어 철학적 사색을 떠올릴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상상력 덕분이다. 상상력이 없다면, 우리는 단순한 감각적 경험에 머물 수밖에 없다.
상상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우리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 예를 들어, 바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바다의 아름다움을 상상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그림을 보면서 그 한계를 넘을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상상력은 훈련될 수 있고, 넓어질 수 있다.
결국, 아름다움이란 인간의 상상력에 의존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세상의 아름다움도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느껴질 것이다. 반대로, 우리의 상상력이 제한된다면, 아름다움도 그만큼 좁아질 것이다.
따라서, 아름다움의 한계를 결정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상상력이다. 우리는 상상력을 키우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더 많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철학적 사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에 대한 통찰과 함께, 우리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노력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만든다. 언어의 한계는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상상력은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아름다움은 바로 그 상상력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