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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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시인 滿厚/서재용
낙엽진 종로거리
홀로 걷는다
떠난 님 그리며
추억 한 움큼 껴안고..
쓸쓸한 이 거리
삶의 애환 숨 쉬고
사랑 가득 사람 향기
추억의 종로 거리여...
어느 老 시인은
노래하지 않았던가?
그대는 누군가?
발길에 차인 낙엽처럼
자유를 찾아 뒹구는 유랑자(vagabond)
삶은 한 줌의 흙
삶은 끝없이 달리는 열차
삶은 추억을 찾아
떠나는 길고 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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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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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용 시인의 마지막 잎새는 인생의 유한성과 추억의 가치를 중심으로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시인은 종로거리라는 공간적 배경을 통해 인간 존재의 애환과 그리움, 그리고 삶의 철학적 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 시는 낙엽과 유랑자라는 상징을 통해 인간이 겪는 고독과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아름답고도 담담하게 묘사한다. 시인의 깊은 사유와 감정적 공감이 시의 흐름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으며, 독자로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낙엽진 종로거리 / 홀로 걷는다 / 떠난 님 그리며 / 추억 한 움큼 껴안고.."
첫 연은 고독한 산책자의 모습을 그린다. '낙엽진 종로거리'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퇴색해 가는 기억을 상징하며, '홀로 걷는다'는 주체의 고독감을 부각한다. '떠난 님'은 이별의 대상이자 삶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존재를 암시한다. '추억 한 움큼'이라는 표현은 기억의 온기를 품고자 하는 인간 본능을 감성적으로 담아냈다. 그러나 '껴안고'라는 표현은 다소 평범하여, 좀 더 시적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대체어가 필요해 보인다.
"쓸쓸한 이 거리 / 삶의 애환 숨 쉬고 / 사랑 가득 사람 향기 / 추억의 종로 거리여..."
두 번째 연은 종로거리라는 공간의 다층적 의미를 탐구한다. '삶의 애환 숨 쉬고'는 거리의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이 깃든 장소임을 드러낸다. '사랑 가득 사람 향기'라는 구절은 추억을 인격화하여 과거의 생동감을 현재로 소환한다. '추억의 종로 거리여'라는 직설적 호명은 다소 상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향수 어린 감정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어느 老 시인은 / 노래하지 않았던가?"
이 구절은 종로거리를 소재로 했던 과거의 시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 질문은 독자에게도 과거의 시적 전통을 돌아보게 하며, 작가 자신의 위치를 문학적 맥락에서 성찰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연은 시적 흐름을 잠시 멈추게 하는 느낌을 주어 약간의 서술적 중복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
"그대는 누군가? / 발길에 차인 낙엽처럼 / 자유를 찾아 뒹구는 유랑자(vagabond)"
네 번째 연은 독자와 화자를 연결시키며, 삶의 정체성을 묻는다. '발길에 차인 낙엽'은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무상함을 상징하며, '유랑자(vagabond)'라는 단어는 자유를 갈구하는 현대인의 초상을 담아낸다. 이 연은 시적 긴장감을 강화하며, 독자에게 삶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삶은 한 줌의 흙 / 삶은 끝없이 달리는 열차 / 삶은 추억을 찾아 / 떠나는 길고 긴 여행..."
마지막 연은 삶의 본질을 함축적으로 묘사하며, 유한성과 무한성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한 줌의 흙'은 삶의 유한함을, '끝없이 달리는 열차'는 지속적인 변화를 상징한다. 마지막 구절인 '길고 긴 여행'은 삶의 여정을 은유하며, 독자에게 삶의 방향성과 의미를 다시금 묻는다. 다만 이 부분에서 '길고 긴 여행'이라는 표현이 다소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어 신선함을 더할 방안이 필요하다.
마지막 잎새는 삶의 유한함과 추억의 본질을 섬세하게 탐구한 작품이다. 시인은 낙엽과 유랑자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시의 전개는 종로거리라는 공간적 배경을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애환과 회상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독자에게 삶의 본질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일부 표현에서 다소 상투적인 어휘가 발견되어 시적 긴장감을 약화시키는 점은 아쉽다.
이를 보완한다면 작품의 미적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서재용 시인의 철학적 사유와 감성적 공감이 깊이 배어 있는 이 작품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뛰어난 시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