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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신성함을 담아낸 김동연 화백의 세계

김왕식








태초의 신성함을 담아낸 김동연 화백의 세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몽골의 대지에 서면 신비롭고 압도적인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앞은 검푸르고, 중간은 푸르며, 저 멀리는 만년설로 덮인 설산이 펼쳐진다. 이 풍경은 마치 태초에 신이 창조한 첫 세상처럼 신성하다. 범접할 수 없는 경건함과 자연의 숭고함이 오롯이 담겨 있다. 김동연 화백은 이 공간의 빛과 색, 그리고 경이를 한 폭의 그림으로 포착했다. 그의 붓 끝에서 태어난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다. 그것은 자연의 영혼을 담아낸 생명이며, 관객을 그 속으로 깊이 끌어들이는 신비로운 힘이다.

김 화백의 작품은 한 공간이 빛에 따라 변주되는 순간들을 그려낸다.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하늘과 대지가 하나 되는 경계, 태양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대지의 색감, 그리고 설산이 뿜어내는 차가운 고요는 그의 붓 아래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그는 단순히 눈앞의 풍경을 그리지 않는다. 그가 그려내는 것은 풍경의 본질이다. 빛의 변화와 공기의 떨림, 공간을 가득 채운 정적과 동적 에너지를 화폭에 담아낸다. 그의 작품을 마주하면 관객은 숨을 멎을 듯한 감동과 경이를 경험하게 된다.

김동연 화백의 작업에는 그의 삶의 철학과 미의식이 깊이 스며 있다. 그는 자연을 단순한 소재로 보지 않았다. 자연은 그에게 스승이자 동반자이며, 신성한 존재였다. 그는 자연 앞에서 겸허했고, 자연이 가르쳐주는 생명의 진리와 질서에 귀를 기울였다. 그가 추구한 것은 외형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연의 내면에 흐르는 생명력과 본질이었다. 그의 붓 끝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자연과 대화하는 매개체였다.

김 화백의 작품은 관객을 그 자리에서 멈추게 한다. 화랑을 찾은 모든 이는 그의 그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오랜 시간 머문다. 작품은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그림 속 빛과 그림자, 색과 형태는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그의 작품을 오래 바라보면 그 속에서 자연의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서는 경험을 선사한다.

그의 그림은 압도적이다. 그것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아낸 붓의 힘이자, 화가의 영혼을 담은 예술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빛은 움직이고, 색은 말하며, 공간은 호흡한다. 그가 그려낸 설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신성함의 상징이다. 초원의 푸른 물결은 단순한 색감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의 순환과 자연의 위대한 질서를 보여준다.

김동연 화백의 작품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그의 삶 그 자체다. 그는 자연과 동화되어 살았으며, 자연에서 배운 것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그림은 관객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삶의 근원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김 화백은 단순히 화가가 아니라, 자연의 본질을 깨닫고 이를 표현한 철학자이자 시인이었다.

그의 작품을 바라보며 관객은 숨이 멎을 듯한 순간을 경험한다. 그것은 단순한 미학적 감동이 아니라,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직접 마주하는 체험이다. 김동연 화백의 붓 끝에서 태어난 작품은 관객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알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그의 영혼이 담긴 붓의 힘이며, 그가 남긴 예술의 위대한 유산이다.

김동연 화백은 예술을 통해 자연의 신성함을 노래했고, 그 안에 담긴 생명의 비밀을 밝히고자 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아름답다는 감탄을 넘어, 우리를 더 깊은 성찰과 깨달음으로 이끈다. 그의 붓이 그린 세계는 태초의 신성함을 담아낸 첫 세상이며, 관객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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