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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an 04. 2025

묵자ㅡ겸애설

김왕식










                                       묵자





묵자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스러운 풍경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전쟁과 패권 다툼이 일상이었던 시대, 묵자는 고통받는 민중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그의 겸애설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대안이었다. 모든 이를 차별 없이 사랑하고, 공익을 위해 협력하자는 그의 메시지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작금의 한국 사회를 돌아보자. 빠른 경제 성장과 민주화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념적 대립, 세대 간의 갈등, 계층 간의 불평등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더불어 글로벌 위기와 환경 문제, 인구 감소 등 새로운 도전도 앞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묵자의 겸애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과 실천의 길을 제시한다.

먼저, 묵자의 겸애는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정치적 대립과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수록,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적대시하기 쉽다.
묵자의 가르침은 "사랑은 나뉠 수 없다"는 명제를 통해, 서로 다른 이념과 배경을 가진 이들도 동등하게 사랑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감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자세를 말한다.

겸애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한다. 묵자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믿었다. 이는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된 현대 사회에서 특별히 중요한 메시지다. 교육, 복지, 주거와 같은 기본권에서 소외된 이들이 없도록, 우리는 묵자의 겸애를 바탕으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공익을 우선하는 정신이 바로 여기에 담겨 있다.

묵자는 말뿐인 이상이 아니라, 실천을 중시했다. 그는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군주를 설득하며 행동으로 철학을 실현했다. 우리 사회 역시 묵자의 실천 철학을 본받아야 한다.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히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작은 실천들이 쌓여야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끝으로, 묵자의 겸애는 환경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그는 "천(天)"의 뜻을 중시하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강조했다. 오늘날 환경 위기는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착취한 결과다. 묵자의 사상은 인간뿐 아니라 자연도 사랑하고 존중하는 삶의 태도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묵자가 살았던 시대는 혼란과 갈등으로 가득했지만, 그의 겸애는 그런 어둠 속에서도 빛을 비추었다. 오늘날의 한국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분열과 대립을 넘어, 차별 없는 사랑과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길이 우리 앞에 열려 있다. 묵자의 겸애는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따라야 할 실천적 길잡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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