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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여백

김왕식








하얀 여백



장상철 화백




눈이 오려나보다
하얀 여백을
하얗게 채우는 신비로운 잔치는
순백의 나라를
꿈꾸는
기대에 찬
하얀 마음을
들키지 않게 하려는
신들의 뜻깊은 배려심의
흔적일 게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장상철 화백의 글은 순백의 겨울 풍경 속에 담긴 철학적 사유와 미학적 감수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투병 중에도 빚어낸 이 글은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삶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글 속에서 "하얀 여백"은 단순한 겨울의 색채를 넘어서, 인간의 마음속 순수와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이를 통해 화백은 삶의 한계를 초월하고자 하는 의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신비로운 잔치"라는 표현은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그 안에 담긴 존재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이는 그가 예술가로서 추구하는 미의식을 보여주며, 자연과 인간, 그리고 초월적 존재 사이의 교감을 암시한다.

특히 "들키지 않게 하려는 신들의 배려심"이라는 구절은 화백의 섬세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투병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가 여전히 삶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려는 자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문장은 단순히 자연의 묘사에 머물지 않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 속에서 발견되는 미적 가치를 찬미하며, 동시에 인간이 가지는 순수성과 연약함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전체적으로 장상철 화백의 글은 그의 철학과 미학이 응축된 작품으로, 겨울이라는 자연 현상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다. 이는 그가 단순히 화가로서의 역할을 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를 사유하는 철학자적 면모를 보여준다. 투병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이러한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예술과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굳건한 의지가 더욱 빛난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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