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온기溫氣. 향기香氣, 그리고 독기毒氣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an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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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온기溫氣. 향기香氣, 그리고 독기毒氣
말은 마음의 온기를 담는 그릇입니다. 우리가 전하는 한마디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피어오른 감정과 생각이 깃든 선물입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때때로 무심코 날카로운 말을 던지고, 그 말들은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상처를 남깁니다. 때론 그 상처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사람의 몸은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이 외부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듯, 우리의 마음도 말이라는 자극에 쉽게 흔들립니다. 사랑과 따뜻함이 담긴 말을 들으면 마음속엔 잔잔한 물결이 일고, 차가운 말 한마디는 마음을 얼어붙게 만듭니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일상 속에서 거칠고 무심한 말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모습을 자주 마주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익명 뒤에 숨어 상처 주는 말을 쉽게 던지고, 오프라인에서도 분노와 불편함이 거친 말로 흘러나옵니다. 사소한 오해가 큰 다툼으로 번지고, 말로 인한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쉽게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상처는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들어 오래도록 아픔을 남깁니다.
우리가 건네는 말은 누군가의 하루를 따스하게 비출 수도 있고, 때론 어둡게 물들일 수도 있습니다. 작은 위로의 말이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관계를 얼마나 깊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말은 힘을 지녔습니다. 그 힘을 따뜻하게 사용할지, 차갑게 사용할지는 오롯이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삶의 지혜는 거창하거나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가 전하는 말 한마디에 담겨 있습니다. 조금 더 부드럽고 따뜻한 말, 이해와 공감을 담은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할 수 있습니다. 맑은 물이 아름다운 얼음결정을 만들어내듯, 우리의 따뜻한 말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고운 결정을 피워낼 것입니다.
오늘 하루,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마워", "사랑해", "괜찮아" 같은 따스한 말을 건네보세요. 그 한마디가 누군가의 굳어있던 마음을 사르르 녹이고, 다시금 웃음을 머금게 할 것입니다. 거친 말들이 오가는 세상에서,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우리 모두가 그 힘을 믿고 천천히 실천해 나가는 하루,
소망합니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