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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불멸의 가황 나훈아

김왕식








아, 불멸의 가황 나훈아





시인 백영호





歌皇가황 나훈아가 떠났다
수많은 노래와 노래
세월 속에 남겨놓고
서울은퇴 공연을 끝으로
고요 속으로 떠나 공空이 됐다

7080년대 내가 청년시절 시작
중년을 거쳐 노년의 세월까지
반세기를 참 길게도 같이 했구나

해변의 여인에 갯바람 쑀고
고향의 물레방아 돌아가며
엄마 젖가슴 내어주던 홍시
코로나 좌절시대엔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 테스형까지
히트송 제목 하나로도 시집이
몇 권씩 나올 판이니...

일 년에 백 권 이상 책을 읽고
심도 있는 풍경화 그리는 화가며
한 인물을 위한 노래는 거부한다
가황의 노래는 고향과 어머니,
서민의 소재들이 대부분이며
특히, 완벽한 공연을 위해선
한 공연에 열다섯 번 무대의상
갈아입는 완벽주의 신비주의자

캐면 캘수록 신비롭고 완벽의
아무나 안 만나고 안 나오고
티브이 방송출연도 일체 거부한
가황 나훈아가 떠났다
만 가지 이야기와 노래와 철학을
남겨놓고 세상 밖으로 떠났다
떠났는데도 화제가 화제다
아하,
가황 나훈아는 그렇게 떠났지만
우리는 결코 임을 보내지 않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백영호 시인의 '아, 불멸의 가황 나훈아'는 한국 대중가요의 전설적 존재인 나훈아의 은퇴와 그가 남긴 음악적 유산을 기리며, 그 존재의 의미와 영향력을 되새기는 시이다. 시인은 나훈아의 삶과 음악, 그리고 그가 대중에게 남긴 감동을 깊은 존경심과 애정을 담아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나훈아의 삶을 단순한 가수의 경계를 넘어선 존재로 바라본다. 그의 노래가 단순한 유흥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향과 어머니, 서민들의 삶을 담아낸 삶의 철학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특히 “코로나 좌절시대엔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 테스형까지”라는 구절은 대중가요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시대적 고통과 좌절을 위로하는 철학적 깊이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훈아의 노래는 단순히 감정을 자극하는 노래가 아닌,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대중과 교감하는 예술로 평가된다.
이러한 시인의 시선은 삶을 바라보는 깊은 통찰에서 비롯된 것으로, 예술이란 곧 삶의 철학을 담아내야 한다는 가치관이 투영되어 있다.

이 시는 나훈아의 삶과 음악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시적 운율과 상징성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해변의 여인에 갯바람 쑀고 / 고향의 물레방아 돌아가며 / 엄마 젖가슴 내어주던 홍시”라는 구절은 나훈아의 대표곡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그의 노래가 지닌 감성적 깊이를 부각한다. 이러한 시적 표현은 음악적 감동을 이미지화하며 독자에게 생생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가황의 노래는 고향과 어머니, 서민의 소재들이 대부분이며”라는 구절은 그의 음악이 대중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그 진정성을 시적으로 풀어낸다.

나훈아의 신비로움과 완벽주의를 묘사한 부분에서도 시인은 절제된 언어로 그의 예술적 태도와 철학을 드러낸다.
“한 공연에 열다섯 번 무대의상 / 갈아입는 완벽주의 신비주의자”라는 구절은 나훈아가 단순한 연예인이 아닌, 예술가로서의 철저한 태도를 가진 인물임을 강조한다.

백영호 시인의 이 시는 단순한 헌사나 찬양을 넘어, 나훈아라는 한 인간이자 예술가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그 가치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시인은 나훈아의 음악과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철학적 깊이와 인간적 따뜻함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풀어내었다. 그의 노래가 시대의 고통을 위로하고, 서민의 삶을 대변하며, 고향과 어머니라는 보편적 정서를 담아냈다는 점을 시적으로 잘 승화시켰다. 시인은 나훈아가 무대를 떠났어도 그의 존재는 여전히 대중의 마음속에 살아있음을 강조하며, 진정한 예술의 영속성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예술가의 본질적 가치와 그가 남긴 유산의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독자에게 나훈아의 삶과 음악을 통해 삶의 본질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닌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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