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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스며든 문장들

김왕식







마음에 스며든 문장들





글은 작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글은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어 세상과 나누는 도구이며, 이를 위해 특별한 자격이나 허락이 필요하지 않다. 누구나 마음속에 품은 이야기를 종이에 옮기고, 그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작품이란 거창하거나 화려한 언어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삶의 한 장면, 작은 감정, 스쳐 지나간 풍경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소박한 표현 속에 담긴 진심은 때때로 화려한 수사보다 더 깊이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단순한 문장이라도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하나의 완전한 작품이 된다. 복잡한 미사여구 없이, 담백하고 간결한 문장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는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준다.

그렇다면 좋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대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마음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풍경, 사람들의 표정, 계절의 변화 속에도 글감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시선과, 느낀 바를 솔직하게 풀어낼 수 있는 용기다. 한 잎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도 그 안에 담긴 계절의 흐름과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찰과 기록이 중요하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작은 꽃, 한 모금의 따뜻한 차, 오래된 나무의 주름진 껍질 등 일상의 모든 것에서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할지라도, 반복되는 기록 속에서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글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는 남과 비교하지 않는 일이다. 다른 이의 화려한 표현에 위축되지 말고, 나만의 시선과 언어를 믿어야 한다. 글은 나의 이야기이고, 나의 삶이기에 그 자체로 가치 있다. 어떤 특별한 기교나 기술이 없어도 괜찮다. 오히려 서툴고 투박한 글일수록 더 큰 진심이 느껴질 수 있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 손이 자연스레 펜을 잡도록 하자.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정을 담백하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 줄, 두 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내 삶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될 것이다.

글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우리의 일상과 감정, 그리고 생각들이 글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 그것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 된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바라보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내자. 그 작은 시작이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글을 쓰는 우리가 이미 작가임을 잊지 말자.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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