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an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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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아니다, 짐승만도 못하다
“인간도 아니다”
혹은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말은 극단적인 감정과 판단이 담긴 표현으로, 보통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나 윤리조차 지키지 못한 행동을 비판할 때 사용된다. 이러한 말은 단순한 비난의 차원을 넘어, 말 그대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도덕적 책임과 자격을 박탈하는 심정을 내포한다.
가장 흔하게 이러한 말이 사용되는 경우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윤리와 도리를 저버린 상황이다. 예를 들어, 자신을 믿고 의지하던 사람을 배신하거나, 남을 이유 없이 해치고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는 인간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조차 지키지 않는 행위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러한 표현은 도덕적 판단의 척도로 사용되었다. 전쟁 중에 자행된 민간인 학살이나 비인간적인 고문 등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선을 넘는 행위로 간주되어 “짐승만도 못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는 단순히 법적 처벌을 넘어, 가해자에게 인간의 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는 강력한 도덕적 비판이다.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은 때로는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윤리적 책임을 저버리고 본능에만 충실한 행동을 비판할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극단적인 탐욕으로 인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해치는 행동은 짐승과 같은 본능적 행위로 여겨진다.
중요한 차이는 짐승은 본능에 충실하더라도 그것이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지만, 인간은 이성과 도덕을 가진 존재로서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을 선택지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능적인 충동을 통제하지 못한 인간의 행동은 짐승보다 더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인간도 아니다”라는 표현은 종종 폭력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한 사람을 비판할 때 사용된다. 특히, 약자나 무고한 사람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더욱 강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어린 아이나 동물처럼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대상에게 가해지는 학대는 이러한 표현을 유발한다.
이 경우 중요한 점은 폭력의 대상이 누구인지와 그 행위가 사회적 상식에서 얼마나 벗어났는가이다. 예컨대, 동물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공격할 수 있지만, 인간은 이러한 폭력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짐승보다도 못한 행동으로 간주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서, 서로 협력하고 책임을 나누는 공동체적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의 규범을 무너뜨리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인간도 아니다”라는 비판을 받는다.
예를 들어, 재난 상황에서 약탈을 일삼거나,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며 자신만을 챙기는 모습은 사회적 윤리를 완전히 저버린 행위로 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인간의 공동체적 책임을 망각한 것으로 간주되어 강한 비난을 받는다.
흥미롭게도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은 때로 인간성과 짐승의 경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현대 사회에서 동물은 인간이 본받아야 할 순수한 본성과 충실함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반면, 인간은 이성과 감정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큰 잔인함과 탐욕을 드러낼 때가 있다.
따라서 “짐승만도 못하다”는 표현은 인간의 윤리적 타락과 자연스러운 본성의 왜곡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말이다. 짐승보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받는 인간이 그 기대를 저버렸을 때, 이러한 표현은 그 타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결국 “인간도 아니다” 혹은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말은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인간다움의 가치를 상기시키는 경고이다. 이러한 표현이 사용되는 상황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과 윤리가 무너졌을 때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기게 한다.
다만, 이러한 표현을 사용할 때에는 조심스러운 태도가 필요하다. 감정적으로만 치우치기보다는, 그 말이 가지는 윤리적 무게를 깊이 이해하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간다움이란 단지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책임감과 연대의식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인간도 아니다”는 말은 단순한 비난을 넘어, 우리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의 선택과 행동 속에서 나타날 것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