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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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무게, 마음의 울림
김왕식
재미를 추구하는 세상에서 글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글이 재미있어야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글이 흥미로워 독자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글의 본질이 단순히 재미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 글은 다양해야 하며, 그 안에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삶의 깊이가 담겨야 한다.
재미는 글의 요소 중 하나일 뿐, 그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때로는 글이 슬픔을 담아내야 하며, 처절한 아픔을 녹여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독자에게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것을 선사한다. 독자는 글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계를 발견하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이 완성된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다. 글은 독자에게로 향하며, 독자의 해석과 경험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작가는 글을 창조하는 순간까지의 책임을 다할 뿐, 이후의 해석은 독자의 몫이다. 이는 글이 가지는 가장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다. 글은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으며, 각자의 시선과 감정에 따라 다채로운 빛깔을 발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재미를 창조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세상의 진리를 탐구하며, 삶의 다양한 측면을 탐험하는 일이다. 글에는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 아픔, 분노, 희망과 같은 다양한 감정이 담겨야 한다. 글은 작가 개인의 경험을 넘어선 세계를 독자에게 보여주는 창문과 같다. 독자는 그 창문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독자는 글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한다. 같은 글이라도 독자의 상황, 감정 상태, 삶의 경험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글은 하나의 해석에 고정되지 않고,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것이 바로 글의 생명력이다.
글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말은 어쩌면 현대의 독서 문화가 반영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진정한 글쓰기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깊이를 탐구하는 것이다. 글이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하고,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때, 그것은 비로소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글을 쓸 뿐이다.
그 순간, 글은 작가의 손에서 떠나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독자는 글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그 과정에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슬픔과 아픔이 어우러진 글은 독자에게 더 깊은 울림을 준다. 글이란 그런 것이다. 재미를 느끼는 순간, 한편으로는 고통과 아픔 속에서도 빛을 발견하게 하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글이다.
결국, 글은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교감과 소통의 다리가 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녹여 글을 창조하고, 독자는 그 글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간다. 글은 결코 고정되지 않으며, 무한히 변화하고 확장된다. 글은 재미있을 수도, 슬플 수도, 때로는 처절한 아픔을 담고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이 글이 가지는 아름다움이며, 글이 존재해야 할 이유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