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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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시인 안광석
잠이
대청마루를 베고 누웠다
우주를 날아들며
월척을 낚다 놓쳤다
아침인지, 저녁인지
해뜩발긋하네
추스르고 앉아보니
덧없는 꿈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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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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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석 시인의 시 '꿈'은 장주지몽을 연상케 한다.
짧지만 함축적인 언어로 삶과 꿈, 그리고 무상함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대청마루를 베고 누운 '잠'은 단순히 수면 상태를 넘어서 인간의 무의식과 내면의 노정을 암시하며, 이는 마치 우주를 여행하는 상상 속의 이미지로 확장된다.
이러한 장면은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의 순간을 포착하지만, "월척을 낚다 놓쳤다"라는 표현은 결국 그것을 잡을 수 없는 인간의 한계와 덧없음을 드러낸다.
'아침인지, 저녁인지'의 경계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불분명함을 상징하며, 이는 삶의 모호성과 덧없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마지막 구절 "덧없는 꿈이로다"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명료하게 드러내며, 꿈이란 본질적으로 덧없고 순간적임을 깨닫는 성찰을 보여준다.
안광석 시인은 삶의 가치를 꿈의 본질과 연관 짓는다. 꿈은 인간의 희망과 상상력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지닌 일시성과 허무함도 담겨 있다.
시인은 이러한 꿈의 양면성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하며, 삶이란 결국 순간순간의 꿈같은 경험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의 미의식은 간결한 언어와 상징적 표현을 통해 드러난다. '대청마루', '우주', '월척'과 같은 구체적이면서도 확장적인 이미지는 독자로 시적 공간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한다. 특히 시는 간결한 형식을 통해 삶의 무상함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는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미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
안광석 시인의 '꿈'은 인간의 삶과 꿈의 본질을 성찰하는 동시에, 일상의 순간을 시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간결한 표현 속에 삶의 허무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시인은 꿈이라는 모티프를 통해 우리가 순간에 집중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하며,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케 한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