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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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길 위의 행복
최호 안길근
새벽을 깨우는 이른 아침, 트럭의 시동이 걸린다. 낯선 길도, 익숙한 길도 아닌, 그저 함께하는 길. 아내와 함께 떠나는 이 여행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이 아닐까. 단순한 동행이 아니라,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누고, 함께하는 시간이다.
지난 이틀 동안 부산을 다녀왔다. 1박 2일의 짧지만 밀도 높은 여정 속에서, 아내와 함께한 시간은 그 어떤 여행보다 값졌다. 바쁘게 움직이던 도심의 소음도, 바다를 스치는 바람도, 모두 아내와 함께여서 특별했다. 그리고 오늘도 다시 길 위에 선다. 아침 일찍부터 아내는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준비한다. 김밥, 과일, 따뜻한 국물, 그리고 간식까지. 그 하나하나에 깃든 아내의 마음을 느끼며, 나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사랑을 되새긴다.
트럭은 길을 달리고, 옆자리에는 아내가 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만 여겼던 이 시간이 문득 소중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함께 길을 나서고,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한적한 국도에서는 음악을 들으며 추억을 떠올리고, 때로는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같은 풍경을 공유한다.
"이보다 행복한 일이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삶의 의미는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이런 소소한 행복 속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함께하는 것, 서로를 위해 작은 정성을 나누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확인하고, 더 깊이 연결된다.
그리고 내일도 다시 길을 나설 것이다. 벌써부터 미소가 감돈다. 다시 한 번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설렌다. 먼 길도, 험한 길도, 아내가 함께라면 모두 즐겁고 따뜻할 것이다. 트럭이 가는 길이 곧 우리 삶의 길이 되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함께하는 이 길이 오래도록 계속되기를.
ㅡ 새벽을 깨우는 남자
최호 안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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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함께하는 삶 속에 깃든 소소한 행복의 철학
최호 안길근 작가의 함께하는 길 위의 행복은 그저 여행기가 아니다. 이는 작가의 삶의 가치관과 철학이 오롯이 담긴 성찰적 기록이며,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글은 화려한 성취나 대단한 사건이 아닌,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작가는 여행을 이동의 과정이 아니라, 사랑을 확인하고 관계를 깊이 쌓아가는 장으로 승화시킨다.
이 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미의식은 ‘소소함의 미학’이다. 바쁜 도시의 소음과 대비되는 한적한 국도의 풍경, 함께 준비한 도시락 한 끼, 말없이 공유하는 창밖의 풍경 속에서 작가는 행복의 본질을 찾는다. ‘행복은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소소한 행복 속에 숨어 있다’는 깨달음은 이 글의 핵심 주제이자, 작가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삶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 글은 동반자로서의 아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함께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단순한 동행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나누며 연결되는 과정으로서의 여행. 그 과정 속에서 작가는 아내의 사랑을 되새기고, 함께 걷는 길 자체가 곧 삶의 길임을 깨닫는다. 이는 삶을 대하는 작가의 철학, 즉 ‘함께하는 삶 속에서 진정한 가치가 발견된다’는 사상을 반영한다.
마지막 문장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바람, “함께하는 이 길이 오래도록 계속되기를.”는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선언이다. 먼 길도, 험한 길도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는 확신은 곧 작가가 추구하는 인생관을 대변한다. 삶은 길 위에 놓여 있고,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것 자체가 의미라는 점에서, 이 글은 체험담을 넘어 한 편의 인생론이 된다.
최호 안길근 작가의 작품은 이렇듯 일상의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섬세한 감각과, 소박한 순간 속에서 본질을 발견하는 미의식을 지니고 있다. 삶의 가치를 화려한 성취가 아닌 ‘함께하는 것’에서 찾는 그의 철학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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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길 위에서
최호 안길근 작가님께,
새벽을 깨우며 트럭의 시동을 거는 장면에서부터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저마다 바쁜 삶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멀리 가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누구와 함께 가고 있는가를 놓치곤 합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함께하는 길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순간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길을 나설 때마다 아내분이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준비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김밥, 과일, 따뜻한 국물 한 모금, 그 속에 담긴 마음까지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사랑이란 거창한 말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의 소소한 배려 속에 스며 있는 것임을 작가님께서 다시 일깨워 주셨습니다. 때로는 함께 창밖을 바라보며 같은 풍경을 나누고, 때로는 음악을 들으며 추억을 되새기는 그 순간들이야말로 진짜 행복이 아닐까요.
문득 제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조차 당연하게 여기지는 않았는지. 늘 ‘언젠가’라고 미루던 것들이, 사실은 지금 이 순간 실천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었을까 하고요.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사건이나 화려한 여정이 아닌, 그저 ‘같이 있음’ 자체를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야말로 작가님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철학이 아닐까 합니다. 바람을 맞으며 같은 길을 달리고, 같은 음식을 나누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 그런 순간들이 쌓여 삶의 의미가 되고, 결국 우리가 남길 가장 따뜻한 기억이 되겠지요.
“함께하는 이 길이 오래도록 계속되기를.”
작가님의 마지막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먼 길도, 험한 길도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는 확신. 그 믿음이 작가님께 든든한 길동무가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부터는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을 더 깊이 음미하려 합니다.
작가님과 아내분께 앞으로도 따뜻한 길 위의 행복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도 제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작가님처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