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사서 집에서 먹으면 맛이 없다.
과일가게 사장의 마술!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2. 2023
과일을
산다.
먹어보고
사야
안전하다.
주인은
옆에 있는 과일
하나를 들고
자신 있게
맛보게 한다.
달다!
맘 놓고
산다
허나
집에 와서
먹어보면
아
속았다!
ㅡ
장마철,
자연의 무늬만 남긴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였다.
이때,
좋은 과일을 찾는 것은
마치
빗속에서 길을 잃은 여행자가
방향을 찾는 것과 같다.
가끔
과일가게 앞에 서면,
그리운 햇빛 맛을 품은 과일들이
어디에 숨어있을까
궁금하다.
주인장은
자신의 물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시식용 과일을
자신 있게 내밀며
"맛보세요."
그 한 조각에는
진정한 여름의 햇살과
사랑이 담겨있는 것만 같아,
입 안에 넣는 순간
마치 장마를 잊은 듯
화창한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그 과일을 꺼내 먹어보면,
마치 장마철의 빗물에 섞인 기억만 남아있다.
그렇게 되면,
내게 주어진 시식의 과일과
사온 과일 사이의 괴리감에
실망감이 몰려온다.
이럴 때면,
과연 시식 과일은
진정한 맛을
알려주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손님을 유혹하기 위한
꼼수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첫인상이 좋을 때
그것을 기대하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과일가게 주인도
자신의 과일을
가장
좋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의
제안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
괴리감에 실망하기보다는,
간간히 비치는 햇살처럼
그 시식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장마철의 과일도
그 자체의 매력을 찾아 사랑하는 것이 어떨까.
ㅡ
여러 과일 중
아무것이나 손님이 골라
맛보게 하는
주인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맛이 없으면
여러 개를
무작위로
마음대로 골라
맛보게 하는 투명성,
이런 분이
있을까?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