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매미소리는 가을 문턱 풀벌레에게 자리 내주다

매미와 풀벌레






태풍이

지나갔고,


간간이

내리던 비도 멈췄다.


해 질 녘

뒷동산에 올라

맨발로 걷고 있다.


청량감,

이를 두고

한 말인가!


여름 끝물에

힘없는

매미 울음


가을 문턱을 지킨

풀벌레 울음


투박한

발걸음 소리의

조합은


초등학생

학예발표회

불협화음의

음악이다.






장마의 끝,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의 음악회에 참석한 것 같다.



지나간 태풍과 함께,

무거운 구름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


세상은

잠시 숨을 죽이고

그 후의 고요를 기다린다.


미세한 물방울들이 내린 뒤에는

자연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뒷동산에 서면,

맨발의 미묘한 감각이 땅과 일체가 된다.


그 감각을 통해 전해지는 것은 청량감,

여름의 마지막을 알리는

여운이다.


매미의 울음은 힘겹게,

여름의 마지막 기운을 짜내며 노래한다.


그러나

그들의 울음에는 피곤함과 지침을 넘어서는 아름다움이 있다.


여름의 강렬함, 뜨거움, 열정,

모든 것이

그 울음 속에 담겨있다.


반면,

풀벌레의 울음은

가을의 문턱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노래는 새로운 시작, 선선한 바람, 단풍의 예고를 속삭인다.


이 두 노래가 만나면,

그것은

초등학생의 학예발표회처럼

서투른 불협화음이 될 수도 있다.


그 안에서도 순수하고 음악적인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소리가 있다.


그 소리들 중에서도

자연의 소리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동시에 가장 소중하다.


매미와 풀벌레의 노래처럼,

여름과 가을의 교차하는 시기에,

그 소리를 경험하면 우리는 잠시 시간을 잊고 그 순간에만 집중하게 된다.


자연은

우리에게 작은 음악회를 선물한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한 해의 변화와 계절의 순환을

체험하게 된다.


장마의 끝,

그 후의 시작.

그 순간을 느끼며,

우리는

다시 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감사하게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공간은 비움이자 곧 채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