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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운동화의 유서

김왕식








낡은 운동화의 유서




가장 먼저 닳은 건
바닥도, 끈도 아니었다

비 오는 날 뛰던 골목
눈 오는 날 미끄러지던 골목
그때 남긴 웃음이었다

낡은 운동화는 말없이 서 있었다
다 달아진 몸뚱이로
‘그래도 참 잘 살았다’고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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