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출중함에도 나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

김왕식








능력이 출중함에도 나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

ㅡ 진정 겸손한 사람




진정한 겸손은 스스로를 낮추는 연극이 아니다. 능력이 있음에도 그것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이, 타인의 인정을 구하지 않고도 고요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 그는 진짜 겸손한 사람이다.

세상은 외침을 요구한다. “여기 내가 있다”라고 소리치기를 원한다. 그러나 진정한 겸손의 사람은, 비단이 바람에 흔들려도 스스로의 결을 헤치지 않는 것처럼, 세속의 소란 속에서도 고요를 지킨다. 그는 안다. 진실한 실력은 드러내야 빛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임을.

출중한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드러내지 않는 이는, 자신의 능력이 남을 빛내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그는 스스로를 채우는 데만 머물지 않고, 그 능력을 묵묵히 세상에 스민다. 물은 바다로 흐르면서도 스스로를 자랑하지 않고, 나무는 한철 꽃을 피우고도 침묵 속에 자신을 거두듯, 그는 조용히 세상에 필요한 것들을 더해간다.

진정한 겸손은 때로 오해를 감내해야 한다. 능력이 없어서 조용한 것 아니냐는 비웃음, 알면서도 침묵하는 자에게 돌아오는 무심한 시선.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진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히 드러남을 알기에, 그는 성급히 자신을 증명하지 않는다. 때를 기다리는 나무처럼, 묵묵히 자신의 시간을 가꾼다.

그런 사람은 깊다. 얕은 칭찬이나 시류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 높이 솟은 산은 발아래 풍경을 자랑하지 않고, 깊은 강물은 자신의 흐름을 뽐내지 않는다. 겸손한 이는 그렇게, 자신만의 고요한 세계를 품고 살아간다.

이들은 타인을 존중할 줄 안다.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기에 남을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남의 빛을 기꺼이 인정하고, 함께 빛나기를 바란다. 그 겸손함은 주변 사람들에게 따스한 존경과 신뢰를 불러일으킨다. 억지로 얻은 존경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존경이다.

진정한 겸손은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기에, 외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함이다. 그러기에 그는 자리를 얻기 위해 무리하지 않고, 칭찬을 구걸하지 않는다. 그저 해야 할 일을 성실히, 묵묵히 수행할 뿐이다.

세상은 종종 화려함을 사랑한다. 큰소리로 말하는 사람을 주목하고, 화려한 수식어를 앞세운 이를 칭송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진실은 남고 허세는 사라진다. 겸손한 이의 흔적은 오래도록 남는다. 드러나지 않으려 했던 그 고요한 힘이 결국 세상을 살리고, 주변을 따스히 밝혀낸다.

진정한 겸손은, 스스로를 꽃으로 여기지 않고 밑거름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를 높이려 애쓰지 않고, 모두를 위해 스스로를 녹여내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있는 곳은 조용히 따뜻하다. 누가 앞에 서든, 누가 빛을 받든, 그는 기뻐한다. 스스로의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자신의 손길이 닿은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다면, 그는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능력이 출중함에도 나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 진정한 겸손한 사람. 그는 세상의 진정한 중심이다. 소리 없는 뿌리처럼,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을 지탱하는 진짜 힘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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