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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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글이 되어 육지에 닿을 때
청람 김왕식
오늘은 바다처럼 깊고, 섬처럼 고요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처음 떠나는 날이다. 정용애 작가의 첫 수필집 '바다가 육지라면'의 출간을 축하하는 이 자리는 단지 책 한 권을 기념하는 자리가 아니다. 삶을 눌러 써온 한 여인의 조용한 발걸음이 문장으로 남겨졌고, 그 길 위에 피어난 감정과 믿음이 독자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 작은 기도이기도 하다.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는 제목처럼, 정용애 작가는 섬에서 태어나 바다를 친구 삼아 살아왔다. 갯내음 가득한 신작로, 바람에 쓸리는 아카시아 향, 흙 묻은 손끝으로 지켜낸 사랑의 언어들이 이제야 비로소 활자 속에 담겨 책이 되었다. 그것은 단지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이며, 기도이며, 그리움이고, 마침내 글이 된 삶의 진심이다.
오늘 대담에서는 아마도 그동안 말없이 살아온 작가의 참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수줍게 웃으며 한 마디 던지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는 그녀가 걸어온 삶의 무게와 그 속에서 피워낸 따뜻한 신앙의 뿌리를 보게 될 것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드러냄보다 감춤으로, 늘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온 작가의 품성이, 고스란히 문장에 담겨 있음을 이미 우리는 안다.
평론가로서 그녀의 작품을 여러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먹먹해져, 펜을 멈추고 한동안 바라본 적이 있었다. 울음도 아닌 감동, 침묵도 아닌 기도의 여운이 조용히 가슴을 적셔 왔다. 어쩌면 그건 문학의 본래 자리였다. 보여주려 하지 않고, 설명하려 하지 않으며, 다만 진실하게 살아낸 삶 자체가 감동이 되는 글. 정용애 작가의 수필은 그런 문학이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그 감동을 함께 느끼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이 첫걸음이 또 다른 시작이 되기를.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던 그 바람처럼, 이제는 그녀의 삶과 문장이 더 많은 독자들의 마음에 닿기를 기도한다.
정용애 작가의 오랜 시간 묵은 마음이, 이제야 말이 되어 피어난 것을 축하하며, 진심을 담아 이 말을 건넨다.
작가님, 오래도록 건필하십시오.
그 글이 누군가의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