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
하이데거 철학이 현대인에게 주는 삶의 깨달음
청람 김왕식
‘존재란 무엇인가?’
하이데거는 이 단순한 질문에서 철학을 시작했다. 그는 철학을 거창한 학문이 아닌,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창으로 보았다. 특히 그가 말한 ‘현존재(Dasein)’는 우리 각자의 삶과 연결된다. 하이데거는 말한다. 인간은 단순히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고,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이 말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간다. 출근하고, 일하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산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하이데거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한다. 인간은 너무 많은 일에 치이며, ‘자기 존재’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비본래성’이라 불렀다.
하이데거는 우리에게 ‘본래성 있는 삶’을 살라고 말한다. 그것은 거창한 이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자기 삶’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사회의 흐름에 무작정 떠밀리지 않고, 나 스스로 묻고, 선택하고, 살아내는 삶.
그는 죽음마저도 외면하지 말라고 한다.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우울함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더 분명하게 정해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된다. 매일의 대화, 커피 한 잔, 햇살 한 줄기가 다른 빛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또한 하이데거는 기술에 대해서도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그는 현대 기술이 우리를 점점 더 ‘객체’처럼 만들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정보를 빠르게 받고, 효율만을 추구하고, 삶의 깊은 의미는 점점 잃어간다. 스마트폰, 인공지능, 자율주행… 삶은 편해졌지만,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은 더 멀어진다.
하이데거는 기술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 그는 기술 속에서도 ‘시적인 존재’로서 살아갈 가능성을 찾았다. 즉, 인간은 기계적인 효율 속에서도 여전히 자연을 느끼고, 시를 읽고, 사랑을 나누며, 고유한 감성과 존재감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하이데거 철학은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은 수많은 정보 속에서도 길을 잃지 말고,
당신의 목소리로 존재를 말하라.”
그 철학은 지금도 묵직하게 울린다. 삶을 고요히 들여다보게 하고, 나의 하루를 더 단단히 살아가게 한다. 하이데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조용히 자신에게 묻기를 권하는 철학자일 뿐이다. ‘나는 지금, 진짜 나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삶의 진짜 노정은 다시 시작된다.
ㅡ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