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창작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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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피는 꽃
청람 김왕식
옛날 옛적, ‘땅나라’라는 곳에 아주 이상한 꽃이 하나 있었다.
그 꽃은 하늘이 아닌 땅을 향해 피었다. 이름하여 거꾸로꽃.
모두가 고개를 들어 햇빛을 쬐며 피어나는 꽃들 사이에서, 거꾸로꽃은 땅속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나무도, 풀도, 심지어 벌들도 그 꽃을 비웃었다.
“어리석은 꽃이야! 왜 세상을 거꾸로 보는 거니?”
거꾸로꽃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뿌리 가까운 흙을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무서운 바람이 몰아쳤다.
하늘을 향해 피었던 꽃들은 모두 쓰러지고, 꽃잎이 찢어졌다.
하지만 거꾸로꽃은 쓰러지지 않았다.
바람 속에서도 고요히, 조용히 땅속을 더 깊이 바라보며 피어나고 있었다.
바람이 멎고 난 후, 한 아이가 울고 있었다. 꽃들이 모두 쓰러져버려서다.
그때, 아이는 유일하게 피어 있는 거꾸로꽃을 발견했다.
조심스레 그것을 꺾어, 조용히 집으로 가져갔다.
며칠 후, 아이는 학교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이 꽃은 거꾸로 피었지만, 그래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았어요.
그건 이 꽃이 땅을 믿었기 때문이에요.
하늘만 보는 꽃들은 몰랐던 땅의 따뜻함과 단단함을, 이 꽃은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아이와 함께 거꾸로꽃을 기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향한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걸,
가끔은 거꾸로 피는 용기가 더 단단하다는 걸 배우게 되었기 때문이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