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코리안드림문학 창간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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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 초여름 빗 속에 깃든 문학의 깃발
초여름을 여는 비는 가슴 깊은 곳까지 적신다. 나뭇잎마다 물방울은 묵언처럼 매달리고, 녹음은 삶을 휘감는 기도처럼 짙어간다. 그 짙어짐 속에 문학의 자리 하나, 조용히 놓여 있다. 분단의 철조망이 아직 국토의 가슴을 가르고, 저 니비 한 마리조차 그날개 찢기운 채 되돌아가는 이 땅.
그 비극의 수로 위에 한 줄기 무지개를 그리려는 마음들이 있다. 코리안 드림 문학회, 바로 그 이름이 오늘의 빗속을 걷는다.
이들의 문학은 ‘홍익인간’의 정신에서 태동한다. 나만을 위한 글이 아니라, 사람을 이롭게 하고, 사람을 살리는 언어. 뜨겁지 않으나 깊고, 격하지 않으나 단단한 어휘로 서로를 끌어안는 문장들. 코리안 드림 문학은 크다.
기둥 같은 이들의 포부로 크고, 새순 같은 섬세함으로 깊다. 크기와 섬세함이 모순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보여준다.
이들이 포용하는 건 단지 문단의 사람들만이 아니다. 삶의 변두리에서 조용히 시를 적어 내려가는 노년의 손끝, 수첩에 적힌 메모 하나에도 진심이 스며 있는 청년의 눈빛까지—그 모든 언어의 가능성을 끌어안는 품이다.
서로를 미루지 않고, 먼저 내어주며, 배려하며. 그 모습은 마치 초여름 빗속에서 우산 하나를 나누어 쓰는 사람들 같다. 조금 젖더라도 함께 젖자는 그 다정한 결의.
시인의 마음은 때로 칼보다 날카롭지만, 이곳의 시는 마음보다 따뜻하다. 분열의 언어가 아닌 연결의 시. 갈라진 민족의 허리를 잇는 무형의 가교. 그들은 문학으로 길을 놓는다. 언어가 정치보다 앞설 수 있고, 시가 전쟁보다 강하다는 믿음으로.
코리안 드림 문학회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사유의 숲이며 마음의 지붕이다.
오늘, 빗 속에 젖은 이 땅 어디에선가 누군가 문학의 씨앗을 심고 있다면, 그 뿌리엔 이들이 흘린 눈물 한 방울이 이미 스며 있음을 잊지 말자.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