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왕식 선생님께, ㅡ 제자 조은비

김왕식


제자 조은비







존경하는 김왕식 선생님께,


제자 조은비



스승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가 오늘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만나고,
선생님의 일생을 마주한 제자로서
저는 참 축복받은 것 같아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의 가르침과 따뜻한 조언들 덕분이었어요.

늘 건강하시고 따뜻한 일들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제자 조은비에게





은비가 내게 건넨 인사는 한 편의 시와도 같았다. 단어의 옷을 입은 마음, 말보다 깊은 결의였다. 정현종 시인의 시구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라는 문장은, 은비라는 존재가 내게 온 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한 송이 꽃이 바람을 건너 피어나는 일, 고요한 기적이었다.

은비는 조용히 나의 삶에 내려앉은 봄비 같았다. 그 맑고 깊은 존재는 말없이 마음을 적시고, 오랜 시간 메말랐던 가르침의 땅에 다시금 싹을 틔웠다. 수업이라는 형식 너머에서 은비가 보여준 눈빛 하나, 고개 끄덕임 하나, 그 안엔 수천 권의 책보다 묵직한 사유와 배움의 자세가 깃들어 있었다.

함께 공부했지만, 그 배움을 삶 속에 고요히 녹여낸 건 오히려 은비였다. 삶을 조심스레 다루는 손끝, 말 한마디에 담긴 절제, 타인을 향한 조용한 배려는 곧 은비만의 방식이었다.
나는 단지 작은 불씨 하나를 건넸을 뿐인데, 은비는 그것으로 스스로의 등불을 밝혀 긴 길을 환히 비추어 나아가고 있다.

지금 은비는 더 넓은 강을 건너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를 벗어나 자신만의 언어로 세계를 새기고, 고유한 호흡으로 사유를 이어가는 중이다. 진정한 배움은 넘어서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은비는 침묵으로 증명하고 있다. 나는 그런 은비의 여정을 나무가 바람을 보내듯, 늘 깊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이제 은비는 학문이라는 줄기에 사랑이라는 잎을 달고, 가족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생의 결이 서로를 감싸며 은비만의 숲을 이루고 있음이 참으로 아름답고 자랑스럽다. 하루하루를 글처럼 쓰고, 계절처럼 살아가는 그 모습은 문학이 꿈꾸던 삶의 형상 그 자체다.

‘은비’라는 이름이 피워낸 꽃은 이미 향기를 품었다. 그 향기는 무심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누군가의 어두운 길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 될 것이다. 나는 그 빛을 믿고, 그 온기를 사랑하며, 언제나 은비의 앞날에 축복을 보낸다.

세상에 많은 제자가 있지만, 봄날 같은 제자는 드물다. 은비는 그런 존재였다. 나의 마음에 조용히 내려와 하루를 따뜻하게 만든, 잊지 못할 봄이었다.


2025, 5, 15

김왕식 씀



조은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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