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연의 철학으로 본 저널리스트 이어령

김왕식











문학비평의 혼성과 시선
— 김주연의 철학으로 본 저널리스트 이어령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주연 평론가는 반세기를 거슬러 사유의 현장에서 문학비평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또 물은 사람이다. 그의 사유는 서구 비평사와 나란히 놓여 있으면서도, 우리 시대의 정황과 정신의 깊이를 꿰뚫는 예지로서 자리한다. 프리드리히 쟁글레와의 사유적 교감에서 시작된 이 글은, 단순한 비평적 고찰을 넘어, 문학사와 문학비평, 그리고 저널리즘의 삼각점 위에서 이어령이라는 거인의 족적을 하나의 사유체로 엮어내고 있다. 그것은 비평이라는 말의 무게가 단순한 평가가 아닌, 역사와 현실, 감성과 이성의 복합적 연금술임을 말해주는 거울이다.

문학사는 문학작품의 시체공시장 Morgue Section"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단언은, 비평적 육체를 지닌 살아 있는 문학을 요청하는 김주연의 비평정신의 발현이다. 단지 연대기적 누적이 아닌, 그 시대를 관통한 가치의 내공, 즉 살아 움직이는 문학적 진화를 그는 문학사로 정의한다. 문학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감응과 성찰, 발견과 저항을 통해 시대의 중심을 새긴다는 이 관점은 바로 이어령의 글쓰기에서 구체화된다. 그는 서정적 수사로 한국인의 정서를 읊되, 그 안에 현장의 진실과 시대의 통증을 담아낸다. 그것이야말로 문학비평과 저널리즘의 진정한 합일이며, 비평이 곧 역사라는 김주연의 비평철학이 현실에 육박한 장면이 된다.

이어령이 논설위원으로서 현실의 목소리를 채집하고, 동시에 강단에서 비평론을 강의하던 장면은 단순한 ‘이중적 직업’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학문이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현실이 학문을 보완하는 이상적인 조화를 상징한다. 김주연 평론가는 이를 통해 아카데미즘의 초월성과 저널리즘의 시의성이 만나는 지점을 제시한다. 이 만남은 ‘진리와 생명’의 결합이며, ‘형식과 감각’의 충돌이 아닌 화해이다. 이어령이 보여준 문학비평은 그러므로 시대를 감싸 안고 끌고 가는 저널리즘의 문학적 정련이자, 비평의 참된 실천이 된다.

김주연 교수는 이어령을 그저 뛰어난 글쟁이로 그리지 않는다. 그는 그를 현장을 숙고하며 역사를 직조한 시인적 비평가, 감각의 철학자, 삶의 서사를 엮은 저널리스트로 그린다. 그 시선엔 존경이 깃들되, 그것이 허공을 향한 찬양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비평적 거리감을 유지한다. 이 균형이야말로 김주연 평론가가 문학비평의 성좌에 오를 수 있었던 미의식이자 윤리의식이다.

이어령은 언어의 건축가였고, 김주연은 그것을 해부하는 해석자였다. 이 만남은 한 시대의 문학비평이 단지 문장을 넘나드는 기술이 아니라, 정신을 뚫는 사유이자, 감각을 각성시키는 예지의 미학임을 증명한다. 이 글은 그런 김주연 비평가의 생애와 철학, 문학과 시대를 꿰뚫은 삶의 궤적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그의 글쓰기 자체가 이미 문학사요 비평사라는 사실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는 곧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한 명의 저널리스트가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 숨 쉬게 한 문학의 혼을 기록한 증인의 증언이다.




ㅡ 청람 김왕식

김주연 숙명여대 명예 교수


이어령 3주기 추모전 강의 목차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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