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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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쟁반 위에 올려진 옥구슬 하나 – 청람문학회를 말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청람문학회는 단순한 문학 동인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새벽 첫 물방울처럼 맑고, 이슬을 품은 꽃잎처럼 조용하며, 햇살이 비추는 찻잔의 가장자리처럼 은은한 언어의 향기다. 이곳은 세속의 소음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마음의 결을 다듬고 삶의 본질을 응시하려는 이들이 모여드는 정감 어린 사랑방이다. 누구든 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문장의 옥구슬을 은쟁반 위에 살포시 올릴 수 있다. 그 글이 반짝이든, 흐릿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그 글 속에 담긴 진심, 말이 아닌 마음의 울림이다.
청람문학회에 실린 글들은 옥석이 아니라 모두 옥이다. 단단한 비평보다 온화한 공감이 먼저이며, 무게로 말하기보다 결로 말한다. 어떤 글은 깊은 산골의 샘물처럼 조용히 흐르고, 어떤 글은 들꽃 향기처럼 고요히 피어난다. 또 어떤 글은 오래된 책갈피 사이에서 튀어나온 추억의 조각처럼 가슴 한켠을 찌른다. 그 각각의 다름이 곧 문학의 다채로움이며, 그것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자세야말로 청람문학회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누군가의 글이 나의 생각과 다르다 하여 嚬蹙하지 않고, 오히려 그 다름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을 여는 것. 그것이 이 공간의 품격이다. 글은 말보다 느리지만, 말보다 오래 남는다. 그리고 느린 글에는 느린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는 다만 서로의 문장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을 빚은 그 사람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곳 청람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새벽에도, 늦은 밤에도, 누군가의 가슴속 진심이 문장이 되어 문을 두드리면, 언제든 다정히 맞아주는 사랑방이다. 고단한 하루를 마친 이가 문턱에 앉아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고, 시 한 편, 수필 한 토막을 나누며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환대를 주고받는다. 여기는 대화가 있고, 기다림이 있고, 서로의 마음을 조심히 감싸주는 문학의 온기가 있다.
문학은 결국 사람의 심성에서 나오는 빛이다. 그 빛이 모여 은쟁반 하나를 밝히고, 그 위에 얹힌 옥구슬 하나하나가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증거가 된다. 청람문학회는 그 귀한 옥구슬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찬찬히 살피고, 조용히 닦고, 정중히 올린다. 그리하여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정갈한 정서의 자리, 가장 온기 어린 공동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다듬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이 그 안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마음 하나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옥구슬이 될 테니.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