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보 작가의 투혼과 상상력의 항해

김왕식









가슴에 빛을 심는 사람
― 김용보 작가의 투혼과 상상력의 항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빛은 언제나 어둠의 가장자리에 움튼다. 김용보 작가가 양쪽 눈 백내장 수술을 감행한 것은 단순한 의학적 시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생의 한켠에 찾아온 침묵을 끌어안은 채, 다시 글과 상상의 바다를 항해하려는 문학인의 결단이자 의지였다.
이틀에 걸쳐 이뤄진 수술 후, 시야는 잠시 희미해졌지만, 그의 내면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상상력의 등불은 어김없이 켜졌고, 그는 병상에서도 펜을 놓지 않았다. 그것이 김용보라는 사람의 본성이다. 눈은 감겨도 이야기는 흐르고, 육체는 쉬어도 정신은 항해한다.

김 작가는 단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고단한 삶의 결을 만지며 그 속에 숨은 따뜻함을 건져 올리는 문학의 연금술사다. 그의 동화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다. 현실을 통과해 온 상처와 깨달음이 환상과 맞닿는 순간, 독자의 마음에 작지만 뚜렷한 울림을 남긴다. 그의 글에는 삶의 비바람에 젖은 어린 마음을 감싸는 모포 같은 온기가 있다. 그래서 그의 동화는 나이가 들어서도 다시 펼치고 싶은 책장, 삶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다정한 목소리처럼 남는다.

그는 이미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의 문을 다시 열었다. 100년 전, 고전의 마침표 뒤에 새로운 쉼표를 찍고,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과 다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동화가 박제된 옛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숨결을 지닌 생생한 언어로 되살아날 수 있음을 그는 증명해 보였다. 고전을 되살리는 그의 작업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새 생명의 부여였다. 상상력이라는 빛으로 먼지를 걷어낸 그는, 다시 이야기의 심장을 뛰게 했다. 세계 유일의 창의적 동화 재창조자라는 이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의 이러한 열정은 개인의 성취에 머물지 않는다. 사회는 그것을 알아보았다. ‘한국을 빛낸 인물’로의 선정은, 단지 그의 동화적 상상력에 대한 박수가 아니라, 그가 가진 문화적, 교육적 비전을 향한 응답이었다. 김 작가는 콘텐츠 기획자이며, 교육운동가이며, 감성과 전략을 겸비한 문화비전가다. 그는 단순히 기업을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한국 아동문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그가 지닌 시선은 아이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사랑이며, 그의 손끝에서 태어나는 콘텐츠는 철학과 교육이 스며든 문학적 창조물이다.

그는 말한다.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는 재미만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인성을 심는 일입니다.” 그 철학이 담긴 동화는 가볍지 않다. 반짝이는 말장난이 아니라, 깊은 공감과 따뜻한 울림이 가슴속에 오래 남는다. 병상에서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눈이 불편한 순간에도 다음 책의 구조를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기획한다. 그는 창작자가 아니라 설계자이며, 창의의 마당을 일구는 농부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눈은 잠시 빛을 덮었지만, 그의 가슴은 오히려 더 깊은 빛을 품었다. 흐릿한 시야 너머를 꿰뚫는 통찰, 고통 속에서도 놓지 않는 비전.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시력이며, 김용보가 가진 가장 강력한 렌즈다. 그는 병상의 고요한 조명 아래서도 미래를 조율하는 연출가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 내면의 엔진은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다.

이제 사회는 그의 묵묵한 걸음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가장 큰 박수는, 앞으로 그가 써 내려갈 새로운 이야기 속에서 들려올 것이다. 그 이야기들은 또 다른 아이들의 가슴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며, 또 한 시대의 감성을 이끌어갈 것이다.

이 글을 통해, 한 사람의 고통 너머에 숨겨진 찬란한 빛을 본다.
빛을 향해 걷는 사람, 김용보. 그는 이제 더 이상 빛을 따라가는 이가 아니다. 그는 그 자체로 한 줄기 빛이다.




ㅡ 청람 김왕식


김용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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