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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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기적
― 친구에 대하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인생은 사막이다.
때론 바람이 모래를 날리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고요한 고통이 발목을 붙든다.
그 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일이 곧 삶이며,
그 길 위에서 목을 적셔주는 단 하나의 존재가 있다.
그 이름, 친구.
친구란 사막 한복판에서 만나는 오아시스와도 같다.
지칠 대로 지쳐 쓰러질 즈음,
먼발치에서 반짝이는 물빛 하나.
가까이 다가가면, 말없이 내민 물 한 모금.
친구는 그렇게 삶의 한순간을 살게 해주는 기적이다.
친구는 무겁지 않다.
짐을 덜어주는 대신, 함께 짊어져주는 사람이다.
슬픔을 들어주기보다, 그 자리에 함께 앉아주는 사람이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마음을 건네는 존재.
그 어떤 명언보다, 그 어떤 문장보다,
친구 한 사람의 진심이 더 깊은 울림이 된다.
세상은 빠르고, 인간관계는 자주 얇아진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봄날에도 함께 웃고,
겨울에도 등을 내어준다.
성공했을 때 손뼉 쳐주는 사람보다,
실패했을 때 가만히 손잡아주는 사람이 친구다.
우정은 다정한 감정이 아니라,
책임을 품은 신뢰다.
어릴 적 소꿉놀이로 맺어졌든,
늦은 나이에 마음이 통했든,
진짜 친구는 나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 주는 삶의 증인이다.
삶의 길에 친구가 없다는 것은,
모래바람 속을 눈 감고 걷는 것과 같다.
그러나 친구가 있다는 것은,
그 모든 바람 끝에서
한 그루 나무 그늘을 발견하는 일이다.
친구는 사막에 핀 꽃이며,
삶에 깃든 가장 오래된 시 한 편이다.
그대의 곁에도 그런 친구가 있다면,
그대는 이미 절반은 구원을 얻은 셈이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