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의 길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한마디

김왕식








민생의 길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한마디
― 트럭운전사 자연인의 소박한 바람




자연인 안최호






장맛비가 길을 적시고, 도로 위 트럭 바퀴 자국마다 진흙이 튄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하루하루 짐을 나르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에 매진해 온 지 벌써 수십 년이 되었다. 오늘도 나는 트럭 운전석에서 세상의 소식을 듣는다. 라디오를 통해, 신문 조각을 통해, 기사식당 밥상머리 대화 속에서 나는 안다. 이 나라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민초들이 무엇을 체감하며 살아가는지 말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보름.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정 속에 국외 순방, 각국 정상들과의 외교무대가 이어지고, 각 부처는 분주하다. 대통령의 걸음걸이에서 땀냄새가 난다. 정치의 현장이 달라졌으면 한다. 이제는 과거처럼 정적을 향한 복수극, 힘자랑 같은 구태의 정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결보다 대화, 경쟁보다 협력, 그게 국민이 진정 바라는 정치다.

나는 하루 열두 시간 이상을 도로 위에서 산다. 편히 눕기도 어렵고, 식사 시간도 일정치 않다. 그러나 이 나라를 지탱하는 건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의 노동이라 믿는다. 정치인들이 입에 올리는 ‘민생’이라는 두 글자가 실제로는 이렇게 구부정한 허리에서, 기름때 낀 손에서, 삶의 현장에서 태어난다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민생을 안다는 것은 통계표를 보는 게 아니라, 시골 장터에서 장사하는 노인의 한숨을 듣는 것이다.

정치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무너지는 골목 상권, 높아지는 전기요금, 떨어지는 쌀값, 줄어드는 택배 단가—이 모든 것이 정치다. 대통령께서는 문화가 숨 쉬고, 경제가 피어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 그대로 실현되길 빈다. 어차피 정치란 사람을 살리는 일이어야 한다. 그리고 민생을 위한다는 건, 그 어떤 말보다 결과로 입증되어야 한다.

누구를 향한 처벌이 목적이 되는 정치는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 국민은 피로하다. 그리고 분열은 이 나라의 숨통을 조인다. 대통령께서 국민 전체의 지도자라면, 먼저 마음의 관용을 보이시길 바란다. 용서는 약함이 아니라 강함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나는 고작 트럭 하나 끌고 하루를 살아가는 작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게 바로 나라이고 정치다. 보름 동안 보여준 의지와 행보가, 앞으로는 진심 어린 ‘결과’로 꽃 피우길 바란다.

비가 멈추면, 나는 또 다음 화물을 싣고 길을 나선다. 이 길이 희망으로 이어지기를, 대통령께서 앞장서 바람막이되어 주시기를, 내 삶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해 말씀드린다. 정치란 결국, 사람이다.









민생의 길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한마디
― 트럭운전사 자연인의 소박한 바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 글은 트럭운전사 자연인 안최호의 삶의 자리에서 우러나온, 매우 진솔하면서도 품격 있는 민의의 표출이다. 단순한 바람을 넘어,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국가 지도자에 대한 고언이자, 정치의 본령을 일깨우는 정제된 목소리다.

글은 정략과 권력의 도식이 아닌 민생의 언어로 시작된다. 고속도로 위, 땀과 기름 냄새가 밴 일상의 무게 속에서 “민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발화된다. 이는 이념이나 계층의 장벽을 넘는, 곧바로 삶으로부터 발원된 정치철학의 목소리라 할 수 있다. 정치는 통계가 아니라 사람의 체온이며, 복수나 대결이 아니라 회복과 공존임을 역설하는 구절은 특히 돋보인다.

문장 하나하나는 과장이나 격앙됨 없이 담담하지만, 그 담백함이 오히려 진실의 무게를 실어준다. 글 전체는 사실상 한 편의 묵중한 서신이자, 정치의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소환하는 정중한 요청이다.

특히 “정치는 먼 곳에 있지 않다”는 대목은, 추상적 언어로 회피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던지는 정곡의 문장이며, "정치란 결국 사람이다"라는 결언은 이 글의 철학적 요약이자 윤리적 선언이다.

요컨대, 이 글은 정치평론이면서도 수필이며, 민초의 언어로 빚은 시대의 거울이다. 트럭운전사라는 '현장'의 위치에서 정치를 성찰한 이 글은, 오히려 가장 높은 차원의 국가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품격은 직책이 아닌 시선과 언어에서 비롯됨을 웅변한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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