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 강문규 시인
■
인생은 헛발질
시인 강문규
살다가 살다가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는 거지
살다가 살다가
힘들면
한바탕 웃고 울고
가는 거지
인생이란
별 거 아니더라
더 가질 필요도
덜 가질 필요도 없더라
잠시 왔다가는 인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더라
떠다니는 뜬구름 찾아
헛발질도 하고 살더라
흘러가는 세월
탓하지 말고
흘러가는 대로
콧노래 흥얼거리며
헛웃음 지며 사는 거지
■
강문규 시인의 시세계
ㅡ헛발질 속의 웃음과 담담한 인생철학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사는 사람을 닮는다.
이 시가 바로 그렇다.
특히
이 시 속에 강문규 시인이 있다.
강문규 시인의 시 "인생은 헛발질"은 인생의 무상함과 허무 속에서도 소박한 희망과 너른 웃음을 품어 살아가자는 시인의 가치철학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그의 시 세계는 언제나 지나치지 않고, 억지로 붙잡지 않으며, 한 걸음 물러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채워져 있다.
이 시는 인생이라는 큰 강물 앞에서 삶의 본질을 더도 덜도 없이 담백하게 풀어낸다.
첫 연에서 시인은 "살다가 살다가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는 거지"라 노래한다. 이 대목은 삶의 무게를 결코 과장하지 않으며, 지침조차도 자연스러운 인간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이어지는 "힘들면 한바탕 웃고 울고 가는 거지"라는 구절은, 인생의 슬픔과 기쁨을 동전의 양면처럼 받아들이는 그의 삶의 태도를 드러낸다.
중반부에서 시인은 "인생이란 별 거 아니더라"라며, 허망함을 노래하면서도 그것을 허무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더 가질 필요도 덜 가질 필요도 없더라"는 구절은 욕망의 덫에서 벗어나, 주어진 삶 자체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인생관을 전한다.
"잠시 왔다가는 인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더라"라는 구절은 시인의 인생관의 정수를 담는다. 그는 삶이란 덧없음 속에서 작은 만족을 찾아 흘러가는 것이며, 욕심을 내지 않고 그저 주어진 만큼 누리고 떠나면 된다고 말한다.
마지막 연에서 "떠다니는 뜬구름 찾아 헛발질도 하고 살더라"는 구절은 인생의 방황조차 부정하지 않는다. 헛발질조차도 삶의 일부이며, 그것이야말로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듯이 시인은 넉넉한 미소를 보낸다. 흘러가는 세월 탓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헛웃음 지며 살아가라는 말은 우리 모두의 고단한 일상에 놓이는 작은 위로다.
강문규 시인은 이 시에서 거창한 철학이나 묵직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의 본질을 가벼운 콧노래처럼 툭툭 던지듯 이야기하면서, 허무 속에서도 미소 짓게 한다. 그의 시는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에게 그 무게를 잠시 내려놓게 해주는 쉼터이자, 그 헛발질조차도 인생임을 인정하고 웃어넘기게 만드는 너그러움의 언어다.
요컨대, 강문규 시인은 삶의 허망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도, 그 허망함마저도 살며시 끌어안아 삶의 풍경으로 만들어 버리는 시적 태도를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욕망의 비탈길에서 내려와 평지 위에 서서, 한숨을 넘은 자리에서 마주한 삶의 풍경을 평온하게 노래한다. 이러한 미의식과 가치철학이, 그의 시를 한 편의 조용한 휴식과 같은 울림으로 만든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