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은 틈에서 피어난다 ㅡ청람 김왕식

김왕식







멋은 틈에서 피어난다
― '비대칭의 미학'에 부쳐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눈은 코 곁에 엎드려 있고
귀는 턱 끝에 매달려 있다
그 어긋남 위에 세상은 균형을 짓는다

바람은 늘 한쪽으로 불고
나뭇잎은 그 바람 따라
서툰 춤을 춘다
산은 좌우를 몰라
능선을 비틀어 낸다

한 마리 새가 날아오를 때
먼저 접히는 쪽 날개가 있다
그 찰나의 기울임에서
비로소 비상은 시작된다

멋은 반듯한 것에 깃들지 않는다
셔츠 소매 한 자락, 무심히 접힌 그 구겨짐
그 안에 묻은 하루의 리듬이
가장 사람스럽다

시도 그러하다
뜻은 문장을 뚫고 튀어나오고
감정은 문맥을 찢고 흐른다
시인의 펜촉은 비례를 의심하고
질문을 정답 밖에 묻는다

우리는 정돈된 삶에서 이탈하여
비틀린 고백 하나에 울고
삐걱거리는 말 한마디에
진심을 배운다

멋은 틈이다
허용된 여백, 예측할 수 없는 곡선
거울 속 반듯한 얼굴이 아니라
빛에 따라 달라지는 눈매

그 어긋남을 사랑한 자만이
비대칭을 멋이라 부를 자격이 있다
피카소가 남긴 그 말처럼
우리도 이제 그 틈의 미학을
배워야 할 때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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