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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나의 눈썹을 뽑아 돌 위에 올려놓았다

민간요법




그때는


그리도

눈에 다래끼가 많이

생겼을까?


심한 경우에는

양쪽 눈에 다래끼가

생겨

앞을 거의 볼 수 없을 지경이 된 때도 있었다.


허나

특별히

치료할 방법이 없었기에

할머니의

극약처방을 따를 수밖에!





누구나

어린 시절

추억 속에는

그림 같은 이야기와

기묘한 민간요법이 숨어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다래끼가 나면

눈썹을 뽑아

돌을 쌓아 그 위에 놓는다.


지나가던

사람이

무심코

길 가운데 놓인 돌을

발로 차면

다래끼는 그에게 옮겨진다는 것이다.


무의식 중에

우리는

불편함과 고통을 떠나게 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으로

이런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간과했다.


그것은

'남에게 떠넘기는 것'의

부조리함이다.


아무래도

어릴 때는

이해하지 못했을

이 민간요법 뒤에 숨겨진 가르침이,

지금의

나에게는

깊은 생각을 주게 된다.


남에게 불편함을 전가하는 행위는

결국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의

나는,

그 어린 시절의 나와 달리,


문제나 고통 앞에 서면

스스로 해결하는 길을 택하려 한다.


그게 힘들더라도,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성장과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기에.

어린 시절의

민간요법을 떠올리며,

그 뒤에 숨겨진 의미와 교훈을 통해,


지금의

나는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추억은

나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는 보물 같다.



생각할수록

웃음이 난다.


단단히 성이 난

다래끼는 만지기만 해도

심한 고통이 따른다.



그 상황에

눈썹 서너 개를

뽑다니


그때의 고통은

온몸이 자지러질 정도의 아픔이다.


상대방에 옮아가기는커녕

오히려

생 눈썹을 뽑아

더 덧나

고통이 가중됐다.


우리

할머니,


나의

돌팔이 명의 할머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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