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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이 아름답게 보이는 날

호박꽃도 꽃이다





가만히

오래

들여다본다.


못생겼다는

호박꽃이다.


저녁노을이

노오란 호박꽃잎에


붉은 얼굴로

미소를 짓고는

이내

산을 넘는다.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던 그날,


작은 골목길에서

멈추어 섰다.


해가 서산을 향해 내려가며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돌담을 따라 흘러내렸다.


그 중간에 숨어있는

작은 호박꽃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이 작은 꽃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나는 잠시 그 꽃 앞에 앉아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그저

호박꽃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꽃의 세세한 부분,


꽃잎의 무늬,

꽃받침의 곡선,


그리고

꿀벌이 방문하는

그 순간들이

내 눈에 아름다워 보였다.

모든 것이

그렇다.


무엇이든

천천히,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보면

그 안에 숨겨진 아름다움이 보인다.


세상에는 못생긴 것이란 없다.

우리가

보는 시각,


바라보는 마음의 상태에 따라

모든 것은 변한다.

인생에서도

그렇다.


어떤 것을 가치 없다고 여기던 순간,

그 안에

숨겨진 미모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아름다움이다.


모든 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조금

오래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호박꽃도 꽃이다.

아름답다.


대신

오래도록

가만히

들여다봐야 한다.


장미

들국화만큼

예쁘다.


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모든 꽃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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