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품격, 깊은 향기를 지닌 이름 ㅡ 김기정 선생

김왕식







고요한 품격, 깊은 향기를 지닌 이름
— 젠룩스 김기정 선생님께 드리는 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사람을 처음 만나고, 단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눈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여운을 남기는 이가 있다. 그 여운은 마치 향기와도 같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들며 시간과 함께 더욱 선명해진다.

김기정 선생님은 바로 그런 분이셨다.

처음 뵈었을 때, 고요하면서도 절제된 섬세함 속에 단단한 품격이 배어 있었다. 여성으로서의 부드러움과 남성 못지않은 강단을 동시에 지니신 그 모습은,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성품과 능력의 완성형이라 할 만했다. 말없이 앉아 계셔도 그 자리는 저절로 단정해지고, 눈빛 하나, 미소 하나에서도 지성과 품위가 자연스레 배어 나왔다.

대화를 나누자 선생님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첫마디부터 명료했고, 직관은 본질을 향해 날카롭게 도달했으며, 논리는 감정을 해치지 않고도 길을 만들어냈다. 따뜻한 말투와 섬세한 배려, 그 안에서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애정은 단지 인지적 능력의 산물이 아니라, 오랜 성찰과 훈련이 쌓인 인격의 깊이였다. 그러한 통찰과 공감의 태도는 단지 전문성을 넘어, 삶을 바라보는 철학이 녹아든 행위였기에 더욱 빛났다.

특히 선생님께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단순히 지식의 축적이 아닌 ‘통합의 미학’에 가까웠다. 단편적인 사실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맥락을 살피고 전체를 조망하는 그 시선은 시대를 읽는 지성인의 자세였고, 더불어 타인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인격자의 태도이기도 했다.

하여 선생님과의 대화는 단순한 의견의 교환이 아니라, 향기로운 차를 함께 마시는 시간이 되었다. 목소리는 담백했지만 그 안에 담긴 말은 깊었고, 유창하지 않아도 신뢰는 단단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선생님의 언어는 상대에게 따뜻한 안식을 건넸고, 논리 속에 담긴 배려는 상대를 부드럽게 일으켜 세웠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점은, 선생님이 보여주신 ‘겸허함 속의 자신감’이었다. 아는 것을 과시하지 않고,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이자 조력자가 지녀야 할 품성일 것이다.

김기정이라는 이름이 감동과 신뢰로 새겨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시대는 능력 있는 사람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사람을 갈망한다. 냉철하면서도 따뜻하고, 섬세하면서도 강인하며, 말보다는 실천이 앞서는 사람. 김기정 선생님은 그 희귀한 미덕을 자연스럽게 체현하시는 분이다.

선생님을 만나 뵙고 나니, 한 사람의 인격이 얼마나 큰 울림이 될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그것은 단지 좋은 인상을 넘어서, 살아 있는 귀감의 존재로 기억되는 깊은 감동이었다. 앞으로도 선생님이 머무는 곳마다 고요한 향기가 퍼지고, 그 향기 속에서 많은 이들이 따뜻한 위로와 힘을 얻길 바란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바친다.
지금, 이 시대에 김기정이라는 이름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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