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화백에게ㅡ 장상철 화백을 기리며

김왕식




□ 장화백 영정



□ 장화백 마지막 개인 초대전 리플릿




□ 별이 되기 3 일 전 병상에서, 마지막 모습




별이 된 장상철 화백에게 바치는 弔詞
― 장 화백의 마지막 말을 가슴에 묻으며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삶이란 얼마나 덧없고 찬란한 것인가. 우리는 날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마지막을 목격하며, 그 끝의 무게를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날, 2025년 7월 8일 오전 6시. 내 소중한 친구, 장상철 화백은 조용히 숨을 거두며, 이 세상의 마지막 빛 한 줄기를 남기고 하늘에 별이 되었다.

“왕식아, 손이 참 따뜻하다. 그런데 내 아내 손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해.”
사흘 전, 병실에서 그가 내 손을 잡으며 남긴 말이었다. 그는 손의 온기로 이 세상의 마지막 감각을 확인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말을 그리도 덤덤하게, 그러나 그보다 더 깊이 있게, 마지막 순간까지 간직했던 사람. 나는 그 순간, 슬픔을 표현할 언어를 잃었다. 그가 남긴 말은 문장이 아니라 기도였고, 고백이었으며, 유언을 넘어선 생의 시였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었다.
“빨리 하늘에 별이 되고 싶다.”
그것은 죽음을 향한 절망이 아니라, 자신이 오래도록 바라보아온 어떤 곳, 그리움의 공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바람이었다. 그는 삶을 감당해 온 사람이었다. 고통 속에서도 침묵했고, 끝내 병상에서도 창작의 붓을 놓지 않았다. 그런 그가 택한 마지막 길은, 죽음이 아니라 빛이었다. 그 말속에는 다 쓰고 접는 한 편의 대서사시, 스스로의 존재를 예술로 살아낸 자의 품위 있는 퇴장이 숨어 있었다.

“내 인생 대서사가 끝나려 하네.”
그는 스스로를 이야기로 말했고, 삶을 한 편의 대서사로 정리하며 이승을 떠났다. 누군가는 죽음을 두려워하며 끌려가듯 떠나지만, 그는 거꾸로 삶을 정리하고 손수 닫아내듯, 천천히, 그리고 품위 있게 하늘로 향했다. 나는 그가 남긴 이 마지막 문장을 오래도록 곱씹는다. 시인도 화가도 아닌 사람이라도, 이 한 줄 앞에선 누구나 침묵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것은 가장 숭고한 삶의 결말, 가장 인간적인 작별의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말 하나, 시 한 줄보다 무거웠고, 고요 속에서 더욱 울림이 컸다. 우리는 그를 예술가로 기억하겠지만, 나는 그를 ‘빛을 품은 인간’으로 기억하고자 한다. 그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으며, 삶을 선택하듯 죽음마저 품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사라짐이 아니었다. 그것은 별이 되는 일이었다.

별은 죽은 별이 아니다. 가장 뜨거웠던 불꽃이 남긴 영혼의 빛이다. 장 화백은 이제 병동의 무거운 공기 속에서도, 그림보다 더 깊은 침묵의 공간 속에서도,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빛나고 있다. 그는 이제 ‘별이 되고 싶다’는 말을, 현실로 이뤄낸 사람이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들은 내게 시가 되었고, 기도가 되었고, 이제는 한 편의 영원이 되었다. 고통을 지나온 예술가의 마지막 노래가 우리 가슴에 아직도 메아리치고 있다. 그리고 그 메아리는,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사랑했었네.”
그 짧은 말이, 세상 무엇보다 긴 이야기였다.

친구여, 그리운 벗이여,
당신이 떠난 자리에
이제 우리가 남았습니다.
당신의 붓끝보다 더 따뜻했던 삶의 마지막 장면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안녕히, 별이 된 나의 소중한 친구 장상철 화백.
당신은 이제도
우리 마음속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입니다.





별이 된 화백에게
― 장상철 화백을 기리며




청람 김왕식




손끝이 떨려
펜을 들다 내려놓고
당신 이름을 불러봅니다

하늘이 울먹이던 그 아침
병실 창가엔 햇살조차
숨을 죽이고 있었지요

“왕식아, 내 아내 손이
세상에서 제일 따뜻해.”
그 말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습니다

“빨리 하늘에 별이 되고 싶다”
당신은 그렇게 조용히
이승의 시간을 정리했습니다

“사랑했었네…”
입술을 떨며 내게 남긴
그 한마디가 아직 가슴에서 울립니다

“내 인생 대서사가 끝나려 하네”
당신은 스스로의 마지막 장을
눈물 없이 써 내려갔습니다

붓을 쥔 손보다
사랑을 쥔 마음이 더 컸던 사람
당신이었습니다

병동의 오열과 탄식
그 침묵마저도 당신은
화폭에 옮겨, 빛으로 피워냈습니다

고통은 벗었고
이제 별 하나 되어
하늘 가장 높은 곳에 걸렸겠지요

우리 곁을 떠났지만
당신은 더 깊이 우리 안에
살아 있습니다

당신이 남긴 말은
이 시대의 기도이며
예술보다 더 아름다운 유언입니다

잘 가세나, 친구여
붓보다 더 아름다웠던
당신의 삶이 그립습니다



2025, 7, 9, 오후 4시 장상철 화백 영전에서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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