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아름답게 하려면 ㅡ 청람 김왕식

김왕식






오래도록 인연 맺은 분이

한 분 있다

며칠 전

한두 시간 차담을 나눴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려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깊은 산중, 바람 소리조차 마음을 쓰다듬고 지나가는 고요한 곳에 앉아

문득 이런 질문 앞에 선다.


“이 세상이 모두 아름답고, 행복하고, 축복 속에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속에서는 쉽고 자주 오가는 말일지 몰라도, 그 안에 담긴 뜻은 물보다 깊고, 하늘보다 넓다.

세상이란 무엇인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물코처럼 얽혀 이룬 거대한 생명의 장이다. 세상이 아름답기를 바라는 것은 결국, 사람 하나하나가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일이다. 이 말은 곧, 나 한 사람이 맑아지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뜻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바깥을 고치려 들지 않는다. 거친 돌이 부딪히면 그 모서리를 깎는 법이다. 상대의 뾰족함이 내 안의 평정심을 깨뜨릴 때, 내 마음이 먼저 어두웠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아름다움은 바깥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마음속에 있는 ‘투명한 거울’을 닦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 거울에 탐욕과 어리석음, 분노의 티끌이 내려앉아 세상을 삐뚤게 비출 뿐이다. 거울을 닦으면 하늘도 고요히 드러나고, 나무도 꽃도 제 본래의 빛을 회복한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세상은, 깨끗한 마음을 가진 자의 눈에만 나타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백 척간두에 매달린 목숨 같은 것이 아니다. 날마다 짚는 마루 한 칸의 따스함, 마실 물 한 그릇의 고마움, 새벽 종소리의 길고 맑은 울림 속에 이미 깃들어 있다. 세속은 끊임없이 행복을 바깥에 두고 좇는다. 명예, 재물, 사랑, 성공…… 그러나 그것들은 고요한 연못에 던져진 돌멩이일 뿐, 물결은 일어나지만 곧 사라진다. 참된 행복은 바람결 따라 앉아 있는 갈잎처럼, 머물 줄 알고, 흔들릴 줄 알며, 비우는 법을 안다.

축복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며, 신이 주는 특별한 호의도 아니다. 진정한 축복은 내가 남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내 삶 속으로 되돌아오는 거울이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쥐어주는 따뜻한 밥 한 술, 길가에 핀 들꽃 하나를 꺾지 않고 지나치는 발걸음, 다투는 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귀, 이것들이 바로 축복이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묻는다.


“그대는 축복을 바라기만 하는가, 혹은 축복이 되어줄 수 있는가?”

한 곳을 오래 응시하고 있노라면, 매화 한 송이 피는 것을 보고도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 맑음이, 그 조용한 핏줄 같은 생명의 결이, 이 험한 세상에서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기 때문이다. 매화는 말하지 않지만, 그것이 피는 자리에 봄이 오듯, 한 사람의 맑은 삶은 말없이도 세상을 바꾸는 법이다.

세상이 모두 아름답고, 행복하고, 축복 속에 살기를 바란다면, 먼저 자신이 그 근원이 되어야 한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 미소 한 조각, 모두 그대가 지닌 ‘축복의 씨앗’이다. 그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인내하며 기다릴 때, 세상은 비로소 연둣빛으로 바뀐다.


오랜

침잠 후

들려온

내면의 소리다.


"세상을 바꾸려 들지 마라.
대신

마음의 거울 하나를 닦아라.
마음이 고요해지면
세상은 이미, 고요 속의 천국이니라."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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