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 백천 김달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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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시인 백천 김달호
목마른 초목들에
생명수가 되어주고
바위를 두드리다
여울에 수놓으며
빗방울
힘찬 소리로
졸던 생명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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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작가
시인, 수필가, 경제학박사
경남 진주시 출생. 진주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삼성그룹에 입사해서 삼성물산(주)트리폴리 지점장을 역임하고, 사막에 난로를 파는 신화를 창출하여 수출유공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하였다. 삼성물산 런던지점에서 근무했으며 삼성물산 특수마케팅 팀장을 지냈다.
두성전자를 창업하여 ‘수출 1천만 달러탑’ 수상과 담당 직원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AEP과정) 최우수 논문상 수상을 했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경인여자대학교 무역실무과 겸임교수로 지내고, 서울교육대학교 강사로 <현대사회와 경제>를 가르쳤다.
《수필문학》에 수필부문과 《문학공간》에 시부문 그리고 《시조사랑》에서 시조부문 등의 신인상을 수상하고, 서초문학상과 양재천예술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서초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용인 낭송문예협회 고문, 강남문인협회 감사, 남강문학회 부회장을 맡아 헌신하고 있다. 산문집 『상사맨은 노라고 말하지 않는다』와 칼럼집 「즐기는 수출, 돈 버는 무역』, 전자북 『니카라과를 생각한다』를 출간하였다. 번역서 『Startup,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씨앗 심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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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천 김달호 시인의 '소낙비'
― 생명과 깨어남의 시학, 그 투명한 심성의 언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백천 김달호 시인의 시 '소낙비'는 짧지만 밀도 있는 언어로 생명과 회복, 그리고 자연의 윤리에 대한 철학을 깊이 있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시인은 ‘소낙비’라는 찰나적 현상 속에 삶의 본질을 꿰뚫는 시선을 담는다. 그의 시적 세계는 단지 풍경을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연의 움직임을 통해 존재의 가치를 되새기며,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 투명하게 넘나드는 고요한 생명의 찬가를 완성한다.
첫 연의 “목마른 초목들에 / 생명수가 되어주고”는 이 시의 정서적 출발점이다. 시인은 여기서 소낙비를 단순한 기상현상이 아닌, ‘생명수’로 명명함으로써 그 존재를 신성화한다. 이 한 구절에 김달호 시인의 세계관이 집약되어 있다.
그는 세상을 바라볼 때 항상 존재의 근원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시선을 견지해 왔다. 시인의 시적 태도는 언제나 생명을 위하는 쪽으로 기운다. 척박한 땅을 적시는 빗물처럼, 그의 시는 늘 목마른 마음을 향해 내린다.
이어지는 “바위를 두드리다 / 여울에 수놓으며”는 생명의 경로와 그 여운을 암시한다. 단단한 바위를 두드리는 빗방울은 시인의 집념과도 닮아 있다. 무력해 보일 수 있는 작은 빗줄기 하나가, 결국 자연을 일으켜 세우는 울림이 된다는 인식. 그 울림이 여울을 따라 흐르고 ‘수놓는다’는 표현은 자연의 리듬이 곧 시의 리듬임을 상기시킨다. 백천 시인은 생명에 대한 존중을 가장 고요한 표현으로 수놓을 줄 아는 장인이다.
마지막 연 “빗방울 / 힘찬 소리로 / 졸던 생명 깨운다”는 이 시의 압권이자 결론이다. 졸고 있던 생명을 깨우는 힘, 그것은 대단한 외침이 아니라 소낙비처럼 스며드는 투명한 울림이다. 김달호 시인은 늘 그 ‘힘찬 고요’를 추구해 왔다. 말의 과장이 아닌, 진실한 무게를 가진 언어. 그에게 시는 세계를 흔드는 폭풍이 아니라, 졸고 있는 생명을 깨우는 물소리였다.
김달호 시인의 삶의 철학은 ‘깨어 있음’과 ‘상생’에 있다. 그는 문학의 바깥에서 언제나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사유했고, 시의 안에서는 그 관계를 가장 순결한 언어로 녹여냈다. 그의 작품 속에는 늘 ‘살아 있게 하는 말’이 있다. 시대의 소음을 뚫고도 들려오는 그의 시는, 세상에서 잊힌 가치들—겸허, 배려, 생명에의 경외—을 되살리는 소낙비와 같다.
'소낙비'는 백천 시인이 지닌 언어의 힘이자, 철학적 심성의 결정체다. 이 짧은 시편을 통해 독자는 세상과의 관계를 새로이 인식하게 되며, 삶의 고요한 숨결을 다시 느끼게 된다. 소낙비는 지나가지만, 그 빗방울이 남긴 흔적은 깊고 오래도록 우리의 마음을 적신다. 김달호 시인의 시도 그렇다. 눈에 띄지 않아도, 한 줄기 바람처럼, 한 방울 물처럼,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가닿아 생명을 일깨우는 것이다.
그의 시는 오늘도 그렇게, 졸고 있는 영혼들을 깨우는 맑은 빗소리다.
ㅡ 청람 김왕식
□ 코리안드림문학회 워크숍에서 김달호 시인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