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 김용현 대표 친필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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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한 장에 담긴 폭포의 얼굴
ㅡ 김용현 대표를 말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명함은 종이 위에 새긴 한 사람의 초상이다. 낯선 이에게 건네는 첫 악수이자, 자신을 한 줌으로 응축시킨 정신의 결정체다. 그런데 그 명함에 친필로 적힌 '김용현' 세 글자가 유난히도 눈에 들어온다. 기계가 찍어낸 정갈함이 아니라, 한 획 한 획 힘차게 눌러쓴 필체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삐뚤지 않고 망설임 없는 그 손글씨는 마치 천 길 절벽에서 폭포가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것처럼 시원하다. 누군가의 명함이 ‘정보’라면, 그의 명함은 ‘성격’이고 ‘인생’이다. 그 안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뚫고 지나온 바람과 비, 아픔과 사랑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는 세상을 깊이 안다. 그것은 박학이나 풍문이 아닌, 사람을 안다는 뜻이다. 자기보다 타인을 먼저 바라보는 눈, 말보다는 침묵으로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손길이 바로 그의 세상 읽기다. 이런 이들은 흔치 않다. 보통은 자기를 내세우기에 바쁘고, 관계 속에서도 주인공이길 바라지만, 그는 다르다. 조연의 자리에서도 중심을 지키며 전체를 빛나게 한다. 그것은 어쩌면 오랜 내면 수련의 결과이고, 사람 사이의 골짜기마다 다리를 놓아온 생의 흔적일지 모른다. 그런 그에게 신뢰란, 말로 쌓는 것이 아니라 ‘태도’로 새겨지는 것이다.
삶이 그를 시험한 시간도 있었다. 오래전, 그는 삶의 가장 깊은 사랑인 아내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냈다. 그날 이후, 그의 가슴에는 매일매일 아내를 향한 편지가 써지고 있다. 말은 멈췄지만 사랑은 계속되었다. 곁에 없어도 곁을 지키는 사람, 그것이 그의 사랑법이다. 누구는 그것을 ‘그리움’이라 부르지만, 그는 ‘의리’라 말한다. 말없이 지켜낸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를 그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웃을 때마다 눈가에 스미는 슬픔이 그것을 대신 말해준다.
김용현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명함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다. 그 이야기는 겉면보다 뒷면이, 말보다 침묵이, 주장보다 배려가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다. 그의 명함을 건네받은 사람들은 단지 연락처를 얻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무게와 온도를 체험하게 된다. 명함 한 장에 담긴 인격이 이토록 강하고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보여준다.
폭포수처럼 시원한 성격, 바위처럼 단단한 신념, 물처럼 유연한 배려. 그는 그렇게 이 세상과 더불어 살아간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묵직하지만 따뜻하게.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만난 뒤, 이상하게도 가슴이 환해진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는 삶, 그것이야말로 참된 얼굴 아닌가.
그의 명함은 단지 이름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시’다. 오늘도 누군가 그 종잇조각을 손에 쥐며, 한 사람의 삶 전체를 품에 안는다. 그 순간,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진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