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이라는 흉기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왕식





'솔직함'이라는 흉기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솔직할 뿐이야.”
그러나 그 말 뒤에 감춰진 건 종종 무례함이고,
때론 타인을 베는 날 선 칼날이다.
솔직함이 미덕이 되는 순간은,
그 솔직함에 사랑과 배려가 스며있을 때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정직이 아니라
폭력에 가깝다.

솔직하다는 명분 아래,
누군가는 타인의 상처에 돌을 던진다.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그 돌에 피 흘리는 사람 앞에서
무책임한 무기일 뿐이다.
진실은 언제나 옳지만,
모든 진실이 반드시 말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도자기와도 같다.
진심 없는 솔직함은
그 도자기에 생채기를 내고
끝내 깨뜨린다.
정제되지 않은 말은
진실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은 감정의 돌덩이일 뿐이다.

솔직하다는 것은,
먼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어야 한다.
그 말이 상대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
상대가 감당할 수 있는지,
말하는 사람의 의도보다 더 중요한 건 결과다.
말은 진실일 수 있으나,
그 진실이 반드시
정의롭거나 선한 건 아니다.

진정한 솔직함은
자신의 흠도 함께 드러내는 용기다.
타인을 향해 말할 때보다,
자신에게 먼저 정직할 때,
그 솔직함은 비로소 덕이 된다.
자기 성찰 없는 솔직함은
무례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세상은 '진실'보다
'진실을 말하는 방식'을 더 오래 기억한다.
그 말이 상대를 일으키는가,
짓누르는가에 따라,
진실은 축복이 되거나,
끝없는 오해의 시작이 된다.
말이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기 위해선,
진심뿐 아니라 지혜가 함께 들어 있어야 한다.

오늘,
누군가에게 솔직하다는 이유로
불쑥 던진 말이 있다면,
그 말이 칭찬처럼 다가왔는지,
아니면 상처처럼 스며들었는지를
돌아보라.
말이란 무기가 아닌,
다리여야 한다.

“진실은 항상 정의롭지 않다. 진심은 때로 폭력이 될 수 있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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