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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경고를 무시한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왕식






인간은 경고를 무시한다




김왕식




사막은 자라고 있었다
빙하는 줄어들고 있었고
바다는 높아지고 있었다
경고음은 이미 수천 번 울렸다

그래프는 경사를 띠었고
보고서는 두꺼워졌다
화면 아래
자막처럼 위기가 흘렀다

누군가는 잠을 잤고
누군가는 광고를 넘겼고
누군가는
'아직은 괜찮다'고 말했다

경고가 반복될수록
경청은 줄어든다.

지구는 말했지만
인간은 듣지 않았다
귀가 닫힌 게 아니라
양심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경고는 지금도 울리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배경음이 되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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