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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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나를 가장 빠르게 잃게 만든다
― 타인의 그림자 속에서 나를 지우지 말 것
청람 김왕식
비교는 조용히 시작된다.
그 사람의 말투, 옷차림, 속도, 성과…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를 그 위에 얹어놓고 저울질한다.
처음엔 자극이라 믿지만
곧 결핍이 된다.
그 결핍은
내 존재의 뿌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왜 나는 저만큼 못할까.”
“나는 여전히 제자리인데.”
“내가 사는 방식이 틀린 건 아닐까.”
니체는 말한다.
“그 누구도 너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그러니
그 누구도 너와 비교할 수 없다.”
비교는 기준이 아니다.
왜곡된 거울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않고
자꾸만 덧칠하게 만든다.
성장은
누구보다 낫거나 앞서 있는 상태가 아니라,
비교 없이 자기 속도로 살아내는 용기에서 온다.
나의 고유한 리듬으로,
나의 불완전한 방식으로,
내가 걷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재는 이미 충분하다.
□ 깊은 사유
청람
두 마리 새가 하늘을 날았다.
한 마리는 높이, 빠르게 올랐고
다른 하나는 낮고 천천히 날았다.
높이 나는 새가 말했다.
“왜 너는 그렇게 느리게 가?”
천천히 나는 새가 대답했다.
“나는 나무를 보며
하늘의 색을 따라가고 있어.”
얼마 후
빠르게 난 새는 지쳐서 떨어졌고
천천히 난 새는
숲 너머까지 무사히 날아갔다.
속도가 기준이 아니었다.
방향과 리듬이 곧 삶이었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