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만길 시인의 시 '여름 밤하늘'을 읽고 ㅡ청람 김왕식

김왕식


□ 허만길 시인






여름 밤하늘



시인 허만길



아름다운 꿈이
주렁주렁 매달린 여름 밤하늘

숲 속에서 풀벌레 울고
논개구리 요란하면
꿈도 도란도란 소리 내어 춤춘다

별똥별 훅 날아 곤두박질하고
반딧불 빙빙 눈앞에 빛나면
꿈 가득한 별들이
가슴에 내려
나를 별나라 성자로 만든다






허만길 시인의 시 '여름 밤하늘'을 읽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허만길 시인의 시 '여름 밤하늘'은 단순한 자연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 시는 삶을 ‘꿈의 빛’으로 승화시키는 고요한 철학의 한 장면이며, 시인이 평생을 통해 추구해 온 순수성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한 편의 언어 그림으로 펼쳐진다.
여름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꿈이 주렁주렁 매달린다’는 표현은, 현실 너머의 희망과 상상을 결실처럼 맺는 시적 은유이며, 허 시인이 견지해 온 “꿈꾸는 삶의 가치”를 함축한다.

이 시의 공간적 배경은 자연이지만, 그 자연은 결코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숲 속의 풀벌레’와 ‘논개구리’는 소외된 존재들이 아니라, 생명의 오케스트라를 이루는 주체로 그려진다.
그 울음소리는 곧 “도란도란” 살아 있는 이야기로 변모하고, 꿈 또한 그 소리에 감응하여 ‘소리 내어 춤춘다’. 시인은 자연을 정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움직임이 깃든 존재로 마주하며, 그 안에서 꿈이라는 정신적 실체를 추출해 낸다.
이것이 바로 허만길 시인의 시세계가 지닌 ‘움직이는 생명과 꿈의 조화’다.

‘별똥별’과 ‘반딧불’의 이미지는 단순한 시각적 장면이 아니라, 시인의 내면 풍경을 드러낸다. 별똥별이 ‘훅’ 날아가 곤두박질치는 순간은 찰나의 아름다움이자, 삶의 덧없음을 인식하는 철학적 통찰로 확장된다. 반딧불은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존재로, 존재의 미미함 속에서도 빛과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상징한다.
허 시인은 여기서 ‘꿈 가득한 별들’이 ‘가슴에 내려’ 오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것은 단지 감상적인 정서의 고양이 아닌, 자신이 ‘별나라 성자’로 변화하는 영혼의 승화 과정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시인이 평생 견지해 온 “인간은 자연과 꿈을 통해 성숙해지는 존재”라는 존재론적 시선과 깊이 맞닿아 있다.

허만길 시의 미의식은 단순한 묘사에서 벗어나, 항상 세계와 존재의 본질을 향해 있다.
그는 시를 통해 삶의 구체적인 감각들을 건져 올리되, 그것을 언제나 초월적 질서 속에 놓는다. 여름 밤하늘은 허 시인에게 단순한 계절의 배경이 아니라, 꿈이 열리고 빛이 내리는 거룩한 성전이다. 그 안에서 인간은 자연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끝내 스스로 ‘성자’가 되어간다.
이는 시인이 평생을 걸쳐 추구해 온 ‘깨달음의 시학’이며, 동시에 삶을 예배하듯 바라보는 ‘존재의 윤리’다.

요컨대, 이 시는 여름밤의 한 장면이 아니라, 허만길 시인이 지향하는 삶의 전경이다. 자연은 그의 시에서 늘 살아 숨 쉬는 존재로 등장하고, 꿈은 일상을 견디게 하는 은밀한 별빛이다.
시인은 그 별빛을 품어, 자신을 성자로 바꾸는 존재로서 독자 앞에 서 있다. '여름 밤하늘'은 그렇게 허만길 시인의 시정신과 인간학을 압축한 한 편의 아름다운 선언이자, 세속을 건너는 별빛 같은 시적 성찰의 정수精髓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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