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 탓입니다.ㅡ 청람






모두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 탓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누군가의 책임을 바깥으로 돌리며 살아왔다. 혼탁한 정치의 흐름, 무너져 가는 경제의 구조, 인간 사이의 불신과 다툼, 그리고 지구 반대편 제3세계에서 이어지는 가난의 대물림조차도 늘 나와 무관한 현실로 치부된다.
조금만 깊이 바라보면, 이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된 하나의 망 속에 존재한다. 작은 허물 하나가 결국 거대한 어둠으로 번져가듯, 개인의 잘못과 사회의 혼란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맞물려 있다. 그러므로 “모두 제 탓입니다.”라는 고백이 필요하다. 이 고백은 단순한 자기 비하가 아니라 공동체적 성찰의 언어이며, 인간이 인간으로서 감당해야 할 책임의 방식이다.

제 탓의 언어 속에는 근원적 연대의식이 담겨 있다. 세상의 혼란과 부조리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자각, 그것이 곧 겸허함의 시작이다. 세상 밖으로만 책임을 밀어내는 사람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임을 안으로 끌어안는 사람은 스스로를 바꾸고, 결국 세상도 바꾼다. 자책이 아니라 성찰, 무력감이 아니라 연민, 그것이 제 탓의 언어가 지닌 본질이다.

예수의 사랑과 부처의 자비는 아니라 해도, 적어도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완전한 성인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음에도 세상의 상처를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그 겸허함 속에서 인간다움의 깊이가 드러난다. 제 탓의 언어는 결코 고개 숙인 패배의 말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과 세상을 향해 던지는 가장 용기 있는 고백이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의 뿌리다.

“모두 제 탓입니다.”라는 한마디는 가장 큰 깨달음의 자리다. 타인의 허물을 지적하기보다 그 허물 속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는 것, 그것은 연민이자 성찰이며 책임의 미학이다. 이 언어를 말하는 순간, 인간은 남을 향해 쏘아 올리던 손가락을 거두고 자기 안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삶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제 탓의 언어는 절망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을 새롭게 시작하게 하는 힘 있는 첫 문장이다.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공동의 과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사회는 더 큰 자유와 더 깊은 평화를 향한 길을 연다. 누구도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각자의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공동체는 더 넓고 단단한 연대의 토대를 갖추게 된다.

결국 제 탓의 언어는 개인의 회한을 넘어선다. 그것은 모두를 일으켜 세우는 희망의 언어다. 인간은 고백 속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공동체는 책임의 고백 속에서 다시 일어난다. 혼탁함도, 무너짐도, 다툼도, 가난도, 남의 몫이 아니라 내 몫임을 고백할 때, 그 순간부터 세상은 조금씩 달라진다.

제 탓의 언어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피어나는 가장 높은 언어이며, 우리 모두를 새롭게 살게 하는 희망의 문장이다.

―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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