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일드 ㅡ 이 벽지는 나를 죽일 거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오스카 와일드




이 벽지는 나를 죽일 거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오스카 와일드는 생애 내내 유머와 아이러니 속에서 살았다. 화려한 재능과 비극적인 몰락이 교차했지만, 그는 끝까지 웃음을 놓지 않았다. 임종의 자리에서조차 벽지를 두고 농담을 남겼다.


“이 벽지는 나를 죽일 거야.”

그의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인생의 무대 전체를 요약한 마지막 연극이었다. 그는 언제나 아름다움과 추함, 진실과 허위를 함께 비추었다. 벽지를 탓하는 농담 속에는 삶의 무상함이 비극이 아니라 희극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찰이 숨어 있다.

와일드의 언어는 늘 두 겹이었다. 화려한 미학 속에 냉혹한 현실이 있었고, 웃음 뒤에는 눈물이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그 양면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죽음을 앞두고도 웃음을 택했다는 사실이 그의 전 생애를 압축한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문장을 얻는다.


“죽음조차 웃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삶은 이미 패배하지 않은 것이다.”


이 구절은 와일드의 마지막 농담을 넘어, 인간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그의 마지막 말은 듣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웃음은 금세 전염된다. 무거운 죽음의 자리가 농담 하나로 가볍게 흔들린다. 그는 마지막까지 연극의 주인공이었고, 관객을 웃기고 떠났다.

이 농담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삶을 너무 진지하게만 붙잡지 말라는 것이다. 때로는 죽음조차 웃어넘길 수 있다는 가능성, 그것이 삶의 또 다른 힘이다.

그의 무대는 닫혔지만, 농담은 닫히지 않았다.
벽지와 죽음을 엮은 마지막 한마디는 여전히 살아 있다.

묻는다.
웃음 없이 삶을 끝낼 수 없다면, 마지막 순간에 나는 무엇으로 웃음을 만들 수 있을까.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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