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씹어 삼킨 여인
주인장, 여기 머리카락 나왔어요?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8. 2023
국밥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면,
소리칠까
슬며시 내려놓을까
아니면
삼킬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ㅡ
식당이나 집에서의 식사는 사람들이 기쁨과 함께 모여 어울리는 시간이다.
때로는 이 테이블 위에서 우리는 작은 불편함에 직면하곤 한다.
특히 음식 속에 이물질이 나올 때, 그 순간 우리는 자신의 가치관과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곤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물질을 발견하면 분노로 빨간 눈을 뜨고, 주변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호소한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두고,
미래의 무기로 삼는다.
음식점 주인은 사과와 보상으로 그 분노를 가라앉히려 애쓴다.
한편으로는 조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사려 깊게 이물질을 꺼내 휴지에 싸 주머니에 넣는다.
음식을 다 먹은 후, 주인과 눈이 마주칠 때 미안한 미소로 사정을 전한다.
이 중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평생을 교육에 바친 노장,
이분은 퇴임한 후에도 여전히 세상과 사람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어느 날, 초대받아 친구 집에서 식사를 하던 중, 이분은 자신의 음식에 머리카락을 발견한다.
그 긴 머리카락은 입안에서 어딘지 찾아낼 수 없을 정도로 얽혀 있었다.
이 순간,
그의 마음은 한순간 흔들렸을 것이다.
그는 주저 없이 그 머리카락을 삼켰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친구 부부가 바로 앞에 앉아 있었고, 그들이 미안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작은 행동 속에는 큰 인격이 담겨 있다.
이 사람은 그 순간 자신의 불편함을 뒤로하고,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했다.
그의 이 행동은 그가 얼마나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고, 작은 일에 큰 사랑을 담을 줄 아는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내 마음속에는 그만한 너그러움과 배려가 있는가?
이것이 바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덕목이다. 작은 일에 큰 인격을 담아내는 것.
그런 인격이 모여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간다.
우리는 삶 속에서 작은 선택들을 만나게 된다.
그 선택들이 모여 우리의 인격을 만들어간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의 작은 결정들에 달려있다.
테이블 위에서 먹는 음식은 몸을 먹여주지만,
그 테이블 위에서 보이는 행동과 선택은 우리의 마음을 먹여준다.
ㅡ
잠깐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몇 년 전
크게 이슈화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식사를 다 마친 후
슬쩍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국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호통칩니다.
음식값은 물론이려니와 정신적 배상까지!
그러나
CCTV를 통해 확인이 됐습니다.
경악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